【 앵커멘트 】
어제 미디어 법안을 기습상정하면서 국회가 그야말로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오늘 상임위 활동이 사실상 중단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부 엄성섭 기자와 함께 전체적인 상황 정리해 보겠습니다.
엄 기자, 고흥길 문방위원장이 미디어 법안을 직권상정했는데, 상황 좀 정리해 주시죠.
【 기자 】
한마디로 기습 상정이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순간에 일어난 일이었기 때문에 고 위원장이 직권상정을 선언하고 나서도 한동안 민주당 의원들은 물론이고 취재기자들도 사태파악에 분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시 상황을 한 번 보시죠.
▶ 인터뷰 : 고흥길 / 국회 문방위원장
- "22개 미디어 관련법에 대한 법을 전부 일괄상정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저 행정실 의안 전부 배포하세요."
고 위원장은 문방위 재소집에 대한 여야 간사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오후 3시 48분쯤 방송법 등 미디어 법 22개를 일괄상정했습니다.
뒤통수를 맞은 민주당 등 야당은 뒤늦게 고 위원장의 회의 진행을 막았고 순식간에 여야 의원들이 뒤엉켰습니다.
다급한 상황에서 고 위원장은 산회 선포를 의사봉 대신 손바닥으로 책상을 내리치면서 하는 헤프닝도 벌어졌습니다.
【 질문 】
직권상정이 기습적으로 이뤄진 배경에는 아무래도 청와대 입김이 커 보이는데 어떻습니까?
【 답변 】
사실 직권상정 선언 전까지 고흥길 위원장을 비롯해 한나라당 의원들은 직권상정 가능성이 없다는 쪽으로 연막작전을 폈습니다.
고흥길 위원장은 어제 오전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직권상정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고, 오후 문방위에서도 오늘은 우황청심환을 가지고 오지 않았다는 말을 하는 등 직권상정 가능성을 배제하는 발언들을 했습니다.
여기에 홍준표 원내대표도 고 위원장에게 직권상정을 재고해 달라는 부탁을 해서 취재기자들도 직권상정을 안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이 법안 처리에 대한 속도전을 강하게 언급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습니다.
이후 청와대와의 교감을 통해 직권상정 시나리오를 만든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고 위원장의 직권상정 발표 이후 한나라당 간사인 나경원 의원은 1시간도 안 돼서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이미 직권상정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해놓은 상황이었습니다.
【 질문 】
민주당 등 야당은 상정 자체가 무효라며 들고 일어났죠?
【 답변 】
예상대로 민주당의 반발이 강합니다.
일단 민주당은 상정 자체가 무효라는 입장입니다.
위원장이 직권상정을 하려면 법안 명을 일일이 거명해야 하고, 이의 신청 등도 받아야 하는 데 이런 과정이 없었다는 겁니다.
민주당의 입장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조정식 / 민주당 원내대변인
- "날치기 시도 때 문방위원들이 의안을 배부받지 못했으며 대표 법률안과 다른 명칭을 사용했습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어제저녁부터 국회 문방위 회의실을 점거하고 있습니다.
반면 한나라당은 법안 상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나경원 / 한나라당 국회의원
- "이미 고흥길 문방위원장께서 (지난) 19일 문방위 회의에서 특정을 해 놓으셨습니다. 그래서 이 미디어 법 22개 법안은 상정한다고 말씀하시고 의사봉을 두드리셨습니다."
한나라당은 또 상임위 상정이 법안 강행처리가 아닌 여야 간 논의의 출발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 질문 】
여야의 대치가 불가피한 상황인데, 미디어 법안이 문방위에 상정은 됐습니다만 법안이 처리되려면 앞으로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하죠?
【 답변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김형오 국회의장이 본회의에 미디어 법안을 직권상정하지 않는 이상 실제 법안처리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다른 쟁점법안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과정이 필요합니다.
미디어 법안을 예로 들어 보면 법안이 문방위에 상정은 됐지만 이후 토론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그런데 민주당이 상임위장을 점거하고 있기 때문에 토론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토론을 거친다고 해도 법안심사소위와 문방위 전체회의를 통과해야 합니다.
그 이후에 또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법안이 통과돼야만 본회의에 상정됩니다.
그런데 법사위 위원장이 바로 민주당 유선호 의원입니다.
그러니까 미디어 법안이 문방위에서 강행처리되더라도 법사위를 통과할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희박합니다.
그래서 김형오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하지 않는 이상 쟁점법안의 국회 통과가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따라서 김형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에 대한 청와대와 한나라당 내 강경파들의 압박이 더 강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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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미디어 법안을 기습상정하면서 국회가 그야말로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오늘 상임위 활동이 사실상 중단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부 엄성섭 기자와 함께 전체적인 상황 정리해 보겠습니다.
엄 기자, 고흥길 문방위원장이 미디어 법안을 직권상정했는데, 상황 좀 정리해 주시죠.
【 기자 】
한마디로 기습 상정이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순간에 일어난 일이었기 때문에 고 위원장이 직권상정을 선언하고 나서도 한동안 민주당 의원들은 물론이고 취재기자들도 사태파악에 분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시 상황을 한 번 보시죠.
▶ 인터뷰 : 고흥길 / 국회 문방위원장
- "22개 미디어 관련법에 대한 법을 전부 일괄상정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저 행정실 의안 전부 배포하세요."
고 위원장은 문방위 재소집에 대한 여야 간사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오후 3시 48분쯤 방송법 등 미디어 법 22개를 일괄상정했습니다.
뒤통수를 맞은 민주당 등 야당은 뒤늦게 고 위원장의 회의 진행을 막았고 순식간에 여야 의원들이 뒤엉켰습니다.
다급한 상황에서 고 위원장은 산회 선포를 의사봉 대신 손바닥으로 책상을 내리치면서 하는 헤프닝도 벌어졌습니다.
【 질문 】
직권상정이 기습적으로 이뤄진 배경에는 아무래도 청와대 입김이 커 보이는데 어떻습니까?
【 답변 】
사실 직권상정 선언 전까지 고흥길 위원장을 비롯해 한나라당 의원들은 직권상정 가능성이 없다는 쪽으로 연막작전을 폈습니다.
고흥길 위원장은 어제 오전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직권상정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고, 오후 문방위에서도 오늘은 우황청심환을 가지고 오지 않았다는 말을 하는 등 직권상정 가능성을 배제하는 발언들을 했습니다.
여기에 홍준표 원내대표도 고 위원장에게 직권상정을 재고해 달라는 부탁을 해서 취재기자들도 직권상정을 안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이 법안 처리에 대한 속도전을 강하게 언급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습니다.
이후 청와대와의 교감을 통해 직권상정 시나리오를 만든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고 위원장의 직권상정 발표 이후 한나라당 간사인 나경원 의원은 1시간도 안 돼서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이미 직권상정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해놓은 상황이었습니다.
【 질문 】
민주당 등 야당은 상정 자체가 무효라며 들고 일어났죠?
【 답변 】
예상대로 민주당의 반발이 강합니다.
일단 민주당은 상정 자체가 무효라는 입장입니다.
위원장이 직권상정을 하려면 법안 명을 일일이 거명해야 하고, 이의 신청 등도 받아야 하는 데 이런 과정이 없었다는 겁니다.
민주당의 입장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조정식 / 민주당 원내대변인
- "날치기 시도 때 문방위원들이 의안을 배부받지 못했으며 대표 법률안과 다른 명칭을 사용했습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어제저녁부터 국회 문방위 회의실을 점거하고 있습니다.
반면 한나라당은 법안 상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나경원 / 한나라당 국회의원
- "이미 고흥길 문방위원장께서 (지난) 19일 문방위 회의에서 특정을 해 놓으셨습니다. 그래서 이 미디어 법 22개 법안은 상정한다고 말씀하시고 의사봉을 두드리셨습니다."
한나라당은 또 상임위 상정이 법안 강행처리가 아닌 여야 간 논의의 출발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 질문 】
여야의 대치가 불가피한 상황인데, 미디어 법안이 문방위에 상정은 됐습니다만 법안이 처리되려면 앞으로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하죠?
【 답변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김형오 국회의장이 본회의에 미디어 법안을 직권상정하지 않는 이상 실제 법안처리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다른 쟁점법안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과정이 필요합니다.
미디어 법안을 예로 들어 보면 법안이 문방위에 상정은 됐지만 이후 토론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그런데 민주당이 상임위장을 점거하고 있기 때문에 토론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토론을 거친다고 해도 법안심사소위와 문방위 전체회의를 통과해야 합니다.
그 이후에 또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법안이 통과돼야만 본회의에 상정됩니다.
그런데 법사위 위원장이 바로 민주당 유선호 의원입니다.
그러니까 미디어 법안이 문방위에서 강행처리되더라도 법사위를 통과할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희박합니다.
그래서 김형오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하지 않는 이상 쟁점법안의 국회 통과가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따라서 김형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에 대한 청와대와 한나라당 내 강경파들의 압박이 더 강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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