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철통 방어' 개표 돌입…사무원들 '얼굴보호구' 까지 착용
입력 2020-04-15 21:42  | 수정 2020-04-22 22:05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 오늘(15일) '민심의 리트머스 시험지'로 불리는 서울은 투표 마감 후 25개 개표소에서 일제히 개표가 시작됐습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감염 위험성이 여전한 만큼 개표 사무원들은 감염을 막기 위한 '철통 방어'를 갖추고 개표 작업에 몰두했습니다.

서울 종로구 청운동 경복고등학교 강당에 설치된 개표소에서는 모든 개표사무원이 마스크와 위생장갑을 착용하고 있었습니다.

상당수는 투명한 플라스틱 막으로 얼굴을 가리는 '페이스 실드'(얼굴 보호구)까지 썼습니다.


개표소에서 사무원들은 테이블 하나를 사이에 두고 다닥다닥 모여 있었습니다. 실내에서 모여 작업해야 하는 특성상 코로나19 감염을 막으려면 마스크나 장갑 등으로 서로의 감염 위험을 차단하는 것이 꼭 필요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일부는 숨쉬기가 답답했던 듯 얼굴 보호구를 머리 위로 모자처럼 올려 쓰거나, 마스크를 턱 아래로 내리고 작업을 이어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투표소 내부 방송을 통해 "사회적 거리를 유지해 주기 바란다"며 "마스크를 쓰지 않은 분은 퇴장시키겠다"고 경고를 하기도 했습니다.


입장하는 사람들의 체온을 일일이 확인하는 개표소도 많았습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세텍(SETEC) 전시장에 마련된 개표소에서는 투표가 끝난 직후에는 일시에 입장하는 사람들의 체온을 모두 확인하느라 입구 바깥으로 100m가 넘는 줄이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한 정당의 참관인은 "개표소는 투표소보다는 코로나19 예방수칙이 지켜지지는 못하는 것 같다"며 "하지만 다들 마스크를 쓰고 손 소독제를 쓰는 것을 보면 감염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오후 7시를 전후해 개표소 앞에는 투표함을 실은 차들이 속속 도착했습니다.

이날 투표율은 66.2%(잠정)로 28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개표소에 도착하는 투표함에는 유권자 1명이 2장씩 투표한 투표용지가 가득 들어 있었습니다.

개표사무원들은 투표함의 봉인을 해제하고 투표용지를 테이블 위에 쏟은 뒤 지역구 투표용지와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분류했습니다.


지역구 투표용지는 자동 개수기로 개수를 세는 것이 가능하지만 길이가 48㎝로 역대 가장 길었던 비례대표 투표용지는 기계에 투입할 수 없어 일일이 사무원들이 손으로 숫자를 세어야 했습니다.

긴 비례대표용지는 대개 두 번 이상 접혀 있었습니다. 사무원들은 제각각 다른 모습으로 접힌 투표용지를 일일이 펴느라 진땀을 흘렸습니다. 또한 긴 투표용지 뭉치는 무게도 무거워 옮길 때 일부 여성 사무원이 휘청거리기도 했습니다.

개표소에는 각 당에서 나온 참관인들이 매서운 눈으로 개표 과정을 지켜봤습니다. 스마트폰으로 개표 과정을 동영상으로 녹화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일부 개표원 중에는 투표함 스티커가 살짝 뜯겼거나 손자국이 난 것을 보고 '누가 뜯어본 것 아니냐'며 항의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한 참관인은 "비례대표 투표용지에서 무효표가 많이 발생한 것 아닌가 걱정이 된다"며 "하지만 특별히 개표 과정에서 문제가 되는 점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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