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유치하지만 끌리네"…식품업계 `B`급 마케팅
입력 2020-04-15 14:55 
빙그레우스 캐릭터 구성 [사진 제공 = 빙그레]

빙그레는 '빙그레 왕국' 왕위 계승자라는 컨셉의 만화 캐릭터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를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2월말 선보였다. 이후 빙그레는 '단호박' 성격 농부 '비비빅', 빙그레우스의 비서 '투게더고리 경' 도 있달아 공개했다. 모두 빙그레 왕국에 사는 캐릭터들이다. 이름이 빙그레 상품을 연상시킨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빙그레우스를 비롯한 캐릭터들은 순정만화 같은 그림체와 하오체의 말투, 인터넷 소설 같은 오글거리는 대사 등 전형적인 'B급 컨셉'을 유지한다. 제품명과 함께 메로나, 꽃게랑, 바나나맛 우유 등 빙그레 제품의 형태를 캐릭터에 녹여 재미를 선사한다. 14일 현재 빙그레 공식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12만3000명으로 다른 식품업체 공식 인스타그램보다 3배 이상 많은 팔로워를 유지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빙그레 측은 "앞으로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빙그레 왕국 캐릭터와 세계관을 추가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빙그레 홍보 캐릭터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 [사진 제공 = 빙그레 인스타그램]
식품업계에 MZ세대를 잡기 위한 'B급 마케팅' 바람이 불고 있다. 밀레니얼과 'Z'세대를 합한 젊은 세대를 일컫는 MZ세대가 소비 트렌드를 이끌면서 식품업계도 이들의 관심을 끄는 게 중요해졌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 친숙하며, 재미를 추구하는 MZ세대의 특성도 감안했다. 198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MZ세대는 SNS 등을 통해 전파되는 인터넷 문화가 생활화돼 있다. 인터넷에 익숙한 MZ세대는 기존 주류 문화 차별화 되는 자신들만의 특별한 문화 코드를 추구한다. 기존 주류 문화에서 벗어난 마니아적인 B급 문화는 MZ세대만의 차별화된 문화 코드로 자리잡자 식품업체가 이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버거킹 이덕화 광고 컷 [사진 제공 = 버거킹]
버거킹은 인터넷 밈(meme, 인터넷상에 재미난 말을 적어 넣어서 다시 포스팅 한 그림이나 사진)으로 화제를 모은 배우를 모델로 한 광고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배우 이덕화가 자신의 유행어인 '부탁해요'와 자신의 이름을 언어유희로 활용하며 '덕화, 더콰, 더콰트로치즈'를 외치는 '버거킹 더콰트로치즈버거' 광고를 만들어 14일 현재 241만 조회수를 보이고 있다. 버거킹은 지난해 1월 중견배우 김영철을 모델로 한 광고를 선보인 바 있다. 2003년 그가 출연한 SBS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김 씨가 연기한 김두한의 대사 '사딸라'가 2010년대 중후반부터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으며 김 씨의 인기도 덩달아 올라갔다. 버거킹은 김 씨가 '사딸라'를 외치는 장면을 활용한 광고로 관심을 모았다. 버거킹은 지난해에는 영화 <타짜> 속 대사인 '묻고 더블로 가'라는 유행어로 인기를 끈 배우 김응수를 모델로한 광고를 공개하기도 했다. 두 광고 모두 중견배우들이 자신의 유행어를 사용하는 상황을 코믹하게 광고로 표현해 인기를 끌었다. 14일 현재 두 광고는 각각 유튜브에서 575만, 711만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펭수와 손나은 [사진 제공 = 동원F&B]
펭수, 유산슬 등 방송가 인기 B급 캐릭터를 활용한 광고도 인기다. 펭수를 광고 모델로 기용한 동원F&B는 지난해 7월 공개돼 인기를 끈 '오조오억개 맛의 대참치' CF 후속작으로 펭수와 손나은이 등장하는 새로운 참치송 영상을 공개했다. 지난 3월 16일 업로드된 이 영상은 키치한 화면 구성과 중독성 있는 가사로 관심을 모았다. 참치송 영상은 업로드 20일 후인 지난 5일 유튜브에서 1000만 조회수를 돌파했으며 14일 현재는 1434만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지난 1월 KCG인삼공사는 펭수를 모델로 한 설 프로모션 광고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펭수가 나오는 KCG인삼공사 프로모션 광고영상은 14일 현재 2038만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KCG인삼공사는 펭수를 홍보모델로 활용한 설 프로모션 기간 동안 온라인 쇼핑몰 '정몰' 신규 회원이 전년 설 프로모션 기간 대비 80%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밝혔다. MBC <놀면 뭐하니>를 통해 인기를 끈 가수 유산슬도 지난달 31일 빙그레 슈퍼콘의 광고 모델로 발탁돼 큰 화제를 모았다. 지난 1일 공개된 유산슬의 슈퍼콘 광고는 14일 현재 208만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식품업계 측 관계자는 "식품업계는 장수 브랜드가 많은 만큼 올드한 느낌을 받는 소비자가 많다"며 "친숙하고 새로운 이미지로 MZ세대를 비롯한 젊은 층에게 다가가기 위한 식품업계의 새로운 시도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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