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일성 생일 맞은 북한, 예년보다 '조용'한 분위기
입력 2020-04-15 09:40  | 수정 2020-04-22 10:05

북한은 자신들의 최대 명절로 꼽는 김일성 주석의 108회 생일(태양절·4.15)을 맞았음에도 큰 규모의 기념행사를 생략한 채 조용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태양절 전후로 열병식과 집단 축하공연 등을 대대적으로 열어왔던 예년과는 달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대규모 인원을 행사에 동원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오늘(15일) 김 주석을 '20세기의 가장 걸출한 수령이시며 절세의 위인이며 민족의 위대한 어버이'로 추켜세우는 기사를 쏟아냈지만, 관련 행사 소식은 전하지 않고 있습니다.

매년 김 주석의 생일을 하루 앞두고 평양과 전국 도·시·군에서 열려온 보고대회 소식도 오늘(15일) 오전까지 나오지 않았습니다.


2012년 김정은 집권 이후 태양절마다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열고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전략무기를 공개해왔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열병식도 열리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평양 만수대 언덕의 김 주석·김정일 국방위원장 동상에 외국에서 보내온 축하 꽃바구니가 답지했으며, 국가우표발행국이 기념 우표를 발행했다고 중앙통신이 전날 보도한 정도가 전부입니다.

문화·체육 위주의 경축 행사도 자제하는 분위기입니다.

북한은 태양절을 기념해 매년 4월 열어온 평양국제마라톤과 친선예술축전 등 여러 국제행사를 일찌감치 취소했으며, 태양절 기념 꽃 전시 축제인 김일성화 축전도 올해는 열리지 않았습니다.

이같이 이례적으로 '한산한' 태양절 분위기는 코로나19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국가 비상 방역체계를 3개월 가까이 가동 중인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지도부가 지난 11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국가 비상 방역 대책을 계속 강화한다"고 밝힌 만큼, 이번 태양절 행사 역시 그 연장 선상에서 행사 규모를 최소화해 치를 것으로 보입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전날 "북한이 국가적 비상 방역체계를 계속 유지하기로 했기 때문에 그 연장선에서 대형 행사를 자제한다고 볼 수 있다"면서 태양절 경축 행사가 대폭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매년 태양절 당일 노동당과 최고인민회의 고위간부들을 대동하고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만큼, 참배 가능성은 남아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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