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 세계 유례없는 '한국형 원격수업'…"미래교육 전환 기회로"
입력 2020-04-15 07:05  | 수정 2020-04-22 08:05

전국 고등학교 1∼2학년, 중학교 1∼2학년, 초등학교 4∼6학년이 내일(16일) 온라인으로 개학합니다. 먼저 온라인 개학한 중3·고3까지 합치면 약 400만명이 사상 초유의 원격수업에 참여하게 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등교 개학이 어려운 상황에서 다른 나라들은 학교 수업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관심이 쏠립니다.

오늘(15일) 교육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처럼 전국의 모든 초등·중등 학교가 정규수업 시간표대로 실시간 원격수업을 펼치기로 한 해외 사례는 현재까지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모든 학교 문을 이달 29일까지 닫기로 한 미국 뉴욕주는 원격수업을 시행하고 있지만, 학습자료나 과제를 제공하는 데 그치고 있습니다.


워싱턴 D.C에서도 지난달 말부터 원격수업을 시작했는데 역시 뉴욕처럼 온라인으로 학습자료와 과제를 나눠주는 수준입니다.

온라인 화상 및 실시간 전화 수업은 장애 학생 등 취약계층에게만 부분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LA)는 4월 초에 원격수업을 도입했으나 정보통신(IT) 인프라 부족 탓에 고교생의 10% 이상, 초등학생의 40% 이상이 수업에 접속하지 못했습니다.

이 때문에 LA는 공영방송을 통해 교육 콘텐츠를 가정에 송출하고 있습니다. 네트워크 환경 때문에 실시간 수업은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학교가 무기한 휴업 중인 프랑스도 원격수업을 시작했지만, 미국처럼 강의 영상과 학습 자료를 제공하는 방식을 위주로 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원격수업을 시작한 지 2주가 넘은 3월 말까지도 10% 가까운 학생이 원격수업에 제대로 접속하지 못했습니다.

학교를 정상 개학했다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다시 학교 휴업에 돌입한 싱가포르도 학습자료를 주고받는 수준의 원격수업만 부랴부랴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학년·학교급별 순차적 개학을 준비 중인 중국은 원격수업도 우리처럼 쌍방향·단방향을 병행할 방침입니다.

그러나 중국 교사들은 실시간 화상 수업보다는 '위챗', '큐큐' 등 실시간 채팅 앱을 활용한 수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 차원에서 취약계층에 스마트기기를 지원할 계획을 발표하지 않아서 각 가정에서 알아서 기기를 구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일본은 정규 원격수업을 추진하지 않고 있습니다. 일부 학교에서만 개별적으로 원격수업을 시범 도입했습니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개별 학교가 학습 영상을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사례 등을 홈페이지로 공유하고만 있습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전날 시·도 교육청과 신학기 개학 준비 회의를 마친 뒤 "우리나라처럼 원격수업을 정규 수업으로 운영하는 사례가 거의 없습니다. 우리가 거의 유일하다고 보고 있다"며 일선 학교 및 유관 기관 관계자들을 독려했습니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장은 "우리나라가 IT 강국이라 컴퓨터·스마트폰 보급률도 높고 IT 인프라도 잘 깔려 있어서 전면 원격수업이 가능하지 않았겠느냐"면서 "교육 당국이 코로나19 위기를 미래 교육을 위한 혁신 기회로 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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