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박사방 공범 '부따' 내일 신상공개 심의…미성년자 신분이 쟁점
입력 2020-04-15 06:54  | 수정 2020-04-22 07:05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운영자 24살 조주빈을 도와 대화방 개설·관리에 관여한 공범 '부따'의 신상을 공개할지 이번 주 결정됩니다.

어제(1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지난 9일 구속된 18살 강 모 군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내일(16일) 열기로 했습니다.

'부따'라는 대화명을 사용한 강군은 박사방 참여자들을 모집·관리하고 범죄 수익금을 조 씨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습니다. 조 씨 측이 박사방 공동 운영자로 언급한 인물 중 하나입니다.

강군은 특히 박사방 유료 회원들이 입장료 명목으로 암호화폐를 입금하면 이를 현금화해 조 씨에게 전달하는 등 일종의 '자금책', '출금책' 역할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성년자를 비롯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해 유포한 박사방과 관련해서 신상정보 공개 논의가 이뤄지는 것은 조주빈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앞서 경찰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조 씨의 신상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그간 강력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의 신상은 여러 차례 공개된 적은 있었지만, 성폭력처벌법에 따라 신상이 공개된 것은 조 씨가 처음이었습니다.

올해 2001년생으로 알려진 강 군의 경우에는 '미성년자' 여부가 주요 쟁점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행법에서는 충분한 증거가 있고 국민의 알 권리 보장 등 공익을 위해 필요할 경우 피의자 신상을 공개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도, 청소년에 해당하는 경우는 예외로 둡니다.

그러나 경찰은 강군의 범죄가 소명돼 구속영장이 발부된 데다, 관련법에서 청소년을 규정할 때 '만 19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을 맞이한 사람은 제외'한다는 조항이 있는 점 등을 근거로 그의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심의하기로 했습니다.

심의위원회에는 조 씨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경찰 내부위원과 법조계·학계 전문가 등 외부위원이 참여할 전망입니다.

박사방을 비롯한 이른바 'n번방' 사건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큰 가운데, 성 착취물이 제작·유통된 대화방 참여자 전원의 신상을 공개할 것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이날까지 202만3천여명이 참여했습니다.

한편 경찰은 서울 송파구 위례동 주민센터 게시판에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들의 정보가 공개된 것과 관련, 위법 행위가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이날 내사에 착수했습니다.

개인정보보호법 등 법 위반 사실이 발견되면 즉시 수사로 전환할 방침입니다.

앞서 송파구 위례동은 이달 6일 조 씨의 공범인 26살 최 모(구속) 씨가 사회복무요원으로 일할 당시 유출한 것으로 추정되는 개인정보와 관련된 피해자 200여명의 인적사항 일부를 홈페이지에 공개했습니다.

유출된 정보가 본인의 개인정보라고 판단되면 위례동 주민센터에 연락해 유출 여부를 확인하라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피해자들의 이름 중 앞 두 글자, 출생연도, 소재지, 성별까지 공개되면서 과도한 피해자 정보 노출로 2차 피해를 유발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공개된 명단에는 조 씨로부터 사기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진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과 윤장현 전 광주시장으로 추정되는 인물도 포함돼 있습니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개인정보가 유출되면 개인정보보호법 제30조에 따라 신속하게 정보 주체에게 알려줘야 하므로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홈페이지에 게재된 이름을 유명인과 특정하는 조합이 가능해 오늘 홈페이지에서 내렸다"며 "향후 경찰로부터 구체적인 수사 결과가 통보되면 피해자에게 개별적으로 통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의 신상공개 등과 같은 2차 가해 행위 일체를 중대한 범죄행위로 보고 엄정 사법처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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