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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잘한 ‘홀드 2위 자부심’ 서진용 “올핸 1위 해야죠”
입력 2020-04-13 21:00 
서진용은 2020년 KBO리그 홀드왕을 꿈꾸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홀드 2위다. 자부심을 가져.” 염경엽(52) SK와이번스 감독의 격려에 서진용(28)이 답했다. 올해 목표는 홀드왕입니다.”
비룡 군단에 온 지 9년이 지났다. 그사이 많은 일이 있었다. 2011년 신인 1라운드 7순위로 지명된 서진용은 꽃길만 걸은 건 아니다.
무릎과 팔꿈치가 아파서 수술대에 올랐으며 1군 데뷔도 다섯 번째 시즌에서야 이뤄졌다. 2017년 트레이 힐만(57) 감독 부임 후 마무리 투수 보직을 맡기도 했으나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SK가 정상에 등극한 2018년엔 평균자책점이 6점대(6.12)였다. 한국시리즈(2차전)에서도 아웃카운트를 1개도 잡지 못하고 강판했다. 그의 한국시리즈 첫 경기이자 마지막 경기다.
따지고 보면 서진용이 눈부시게 잘한 건 딱 1시즌이었다. 2019년 72경기에 등판해 3승 1패 4세이브 33홀드 평균자책점 2.38을 기록했다. 단일 시즌 최다 홀드 기록을 작성한 김상수(32·키움)에 이어 2위였다. 30홀드 이상 올린 투수는 김상수와 서진용, 2명뿐이었다.
SK 불펜도 세대교체가 됐다. 세이브(36개) 1위 하재훈(30)과 함께 SK 불펜의 핵으로 자리를 잡았다. 염 감독은 서진용이 기특할 수밖에 없다.
서진용은 감독님께서 항상 좋은 말씀만 해주신다. 홀드 2위 투수라며 자부심을 가질 것을 강조하셨다. 큰 힘이 됐다”라고 말했다.

염 감독은 한 가지를 더 당부했다. 철저한 자기 관리다. 루틴을 만들고 마음가짐을 새로 하면서 변화를 느꼈던 서진용이다. 옆에서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열심히 땀을 흘린다.
시즌 준비 과정도 좋다. 자체 연습경기에서 위력적인 공을 던졌다. 구속도 빠르다. 주위에서 ‘아직 개막일도 확정하지 않았는데 너무 빠른 거 아니냐고 우려할 정도다.
그는 스프링캠프부터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준비했는데 몸을 잘 만든 것 같다”라면서 팀과 동료도 알뜰하게 챙긴다. 나만 특별히 좋은 건 아니다. 내가 볼 때는 정말 공이 좋은 투수가 많다. 다 좋은 것 같다.”
서진용은 경남고 2학년 시절 ‘장신(184cm)이 됐으나 선천적으로 ‘하드웨어가 뛰어났다. 다리는 물론 손가락도 길어 150km대 속구와 낙차 큰 포크볼을 던진다. 그 장기로 올해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서진용은 올해 목표가 두 가지다. 부상 없이 풀시즌을 치르는 게 첫째, 홀드 1위에 오르는 게 둘째다. 기록 경쟁은 늘 치열하다. 꾸준하게 등판한다면 홀드 기록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내 노력과 준비, 그리고 운에 달렸다”라고 말했다.
키는 크지 않았으나 서진용은 성장했다. 그가 얻은 가장 큰 자산은 셀 수 있는 홀드가 아니라 셀 수 없는 자신감이다.
서진용은 (김)광현이 형과 (앙헬) 산체스가 빠졌어도 잘하는 투수가 많아서 걱정하지 않는다. 하던 대로 하면 다 같이 헤쳐나갈 수 있다. 누구를 만나도 싸워야 한다. 피하고 싶은 상대는 없다. 우리가 이기면 된다. 나 또한 내 공만 믿고 던지면 어떤 강타자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억대 연봉자가 됐다. 9000만 원에서 2억 원으로 올랐다. 그는 기분 좋다. 그렇지만 이대로 만족할 수 없다. 솔직히 돈을 더 많이 벌고 싶다. 올해 꼭 이루고 싶은 소망이다. 그러니까 올해는 더 잘해야 한다”라며 웃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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