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해외 ETF 2배론 부족해…3배 레버리지 올라타자!
입력 2020-04-13 17:50  | 수정 2020-04-14 08:52
국내 증시에서 2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적극 활용하는 용감한 개미들이 국외 투자에서는 한층 더 과감한 베팅에 나서고 있다. 이달 들어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거래한 해외 ETF 2종이 모두 '3배 레버리지' 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가장 많이 거래한 종목은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QQQ(ProShares UltraPro QQQ)다. 매수액과 매도액을 합친 결제액이 총 2억4925만달러(약 3037억원)에 달했다. 이 ETF는 미국 나스닥 일별 움직임의 세 배를 추종한다.
나스닥이 하루 동안 조금이라도 오르면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반대로 하락하면 낙폭의 세 배가 손실로 돌아오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증시가 당장 오를 것으로 보고 '한 방'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활용한다. 이 상품에 대한 매수결제액과 매도결제액은 각각 1억2000만달러 수준으로 비등하다.
국내 투자자들은 하락에 베팅할 때도 세 배 레버리지 상품을 적극 활용했다. 이달 들어 국내 투자자들이 세 번째로 많이 거래한 종목은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PROSHARES Ultrapro Short QQQ)다. 이 기간 총 1억7496만달러(약 2132억원)어치 거래가 이뤄졌다. 매수결제액은 9288만달러, 매도결제액은 8208만달러다. 이 상품은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와 반대로 나스닥의 일별 움직임을 역방향으로 추종한다. 하루 동안 지수가 10% 내리면 30% 수익을 내는 식이다.

각 상품의 매수액과 매도액 비율이 엇비슷하다는 점에 비춰봤을 때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 미국 증시 방향성에 대한 뚜렷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는 않은 것으로 풀이되지만 상승 또는 하락에 베팅할 때 모두 지수 일별 움직임의 세 배를 수익화하는 상품을 선택했다는 것은 외국 시장에서 한층 과감한 투자에 나서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이는 최근 코로나19, 산유국 간 감산을 둘러싼 의견 차, 미국 대선 등 복합적 요인이 맞물려 세계 증시에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단기 방향성에 베팅해 큰 수익을 내려는 심리가 강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국내 시장에 세 배 레버리지 상품이 애초에 상장돼 있지 않다는 점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는 지수 일별 움직임의 두 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만 상장돼 있으며, 세 배를 추종하는 상품은 규정상 상장이 불가능하다. 증권사 관계자는 "높아진 증시 변동성 속에서 과감한 투자를 원하는 사람들이 외국에 상장된 고배수 레버리지 상품으로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세 배 레버리지 ETF는 지수 일별 움직임의 세 배를 추종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하루보다 긴 특정 기간 동안 지수 수익률이 ETF 수익률과 일치하지 않으며, 이에 따라 지수가 뚜렷한 방향성 없이 등락하는 동안 장기 보유하면 수익률이 하락하는 침식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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