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회사채시장 온도차…한화솔루션 수요예측 미달
입력 2020-04-13 17:48  | 수정 2020-04-13 19:46
같은 날 회사채 청약을 진행한 세 곳의 기업이 상반된 성적표를 받았다. 롯데칠성과 현대오트론은 코로나19 사태에도 완판에 성공했지만, 한화솔루션은 모집액의 약 70%를 미매각으로 남겼다. 신용등급 추가 하락 가능성에 따라 기관투자가 주문이 엇갈린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신용등급 AA-)은 이날 3년물 2100억원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600억원의 유효수요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총주문금액은 700억원이었지만 100억원을 신청한 기관투자가는 희망금리(3년 만기 회사채 대비 -0.20~+0.60%포인트 가산)를 크게 웃도는 수준(+0.85%포인트)을 써냈다.
한화솔루션의 장기 신용등급은 전체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AA-'다. 하지만 등급 전망에 붙은 '부정적'이란 꼬리표가 기관들의 청약을 머뭇거리게 만들었다.
반면 롯데칠성음료(AA0)와 현대오트론(A0)은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롯데칠성은 모집액보다 약 2.13배 많은 유효수요를 확보했다. 2년물(500억원 모집)엔 1400억원, 3년물(1000억원 모집)엔 1800억원의 주문이 각각 들어왔다. 채안펀드도 약 200억원어치를 청약하며 힘을 보탰다. 이로써 롯데그룹은 지난 6일 청약에 성공한 롯데푸드 이후 '연타석 흥행'에 성공했다.
창사 이래 첫 공모채를 발행한 현대오트론도 큰 관심을 받았다. 모집액(500억원) 대비 약 2.86배 많은 1430억원의 유효수요를 확보했다. 3년물(300억원 모집)엔 400억원, 5년물(200억원 모집)엔 1030억원의 주문이 각각 몰렸다. 이날 수요예측을 진행한 기업 중 신용등급이 가장 낮았는데도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을 이끌어낸 것이다. 만기 5년 이상의 장기채 발행을 유일하게 성사시킨 점도 흥미롭다. AA급 주자인 롯데칠성과 한화솔루션조차 냉각된 기관 심리를 감안해 장기물을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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