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韓증시 한발 담가놓는 외국인…ETF는 샀다
입력 2020-04-13 17:33 
코스피를 중심으로 연일 '팔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등 종목은 팔지만 상장지수펀드(ETF)는 매수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매일경제가 한국거래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들어 3월 말까지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5개가 상장지수펀드(ETF)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많이 '판' 종목을 놓고 보면 ETF보다는 개별 종목이 많았다. 1~3월 누적 외국인 순매도 상위 10개 종목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자우선주 등 시가총액이 큰 종목 순서대로였다. 매도가 많았던 상위 10개 종목 중 ETF는 미래에셋자산운용 '타이거200'과 삼성자산운용 '코덱스 200' 등 2개뿐이었다. 20위권으로 넓혀봐도 이들 2개뿐이다.
4월 들어 코로나19 팬데믹이 진정세에 접어들면서 코스피가 어느 정도 안정된 후에는 이 같은 경향이 더 심해졌다. 1일부터 10일까지 열흘간 외국인이 많이 산 상위 10개 종목 중 ETF는 7개나 차지했다. 개별 종목으로 외국인 순매수 상위에 포진한 것은 삼성바이오로직스(3위)와 경영권 분쟁으로 시끄러웠던 한진칼(8위) '이낙연 테마주'로 분류되는 남선알미늄(9위) 등 3개 종목에 불과했다.
반면 순매도 상위에는 셀트리온, 현대차, 네이버, KT&G 등 개별 종목들이 포진했다. 매도 상위권에 들어간 ETF는 코덱스200 하나뿐이었다.

외국인들이 코로나19 국면에서 팔 때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 위주로 무차별 매도를 했지만 살 때는 지수를 추종하는 ETF 투자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특히 순매수 상위권 ETF를 보면 삼성자산운용 코덱스 계열 상품이 많았다. 그중에서도 'TR'라는 꼬리표가 붙은 ETF 순매수가 가장 많았다. TR는 '토털리턴(Total Return)' 약자인데 배당금을 자동으로 재투자해 주가 상승 시 복리 효과를 얻을 수 있고, 배당금에 대한 과세 이연 효과가 있는 상품이다. 자산운용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들은 주식과 ETF, 선물 가격을 비교해 싼 걸 사고 비싼 걸 파는 차익 거래를 하는 경향이 있는데, 현재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 현물과 선물을 모두 매도하다 보니 헤징을 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TR ETF를 매수하는 것"이라면서 "또 TR ETF는 일반 ETF에 비해 운용 보수도 저렴하고, 외국인에게는 세금 혜택까지 있어 외국인들이 유독 TR ETF를 많이 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개별 종목 위주로 매도는 멈추지 않고 있지만 코로나19 이후 국면까지 생각해 가격 메리트가 있으면서 절세 효과가 있는 ETF 위주로 사들이면서 헤징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해석되는 부분이다.
4월 들어 '코덱스 코스닥150'과 같은 코스닥 관련 ETF 매수도 늘린 것이 특징이다. 코로나19가 한창 '진행 중'일 때는 눈에 띄지 않았던 코스닥지수 투자도 외국인들이 늘린 것이다.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시장 규모는 작으나 최근 추이를 보면 저점을 찍고 올라오는 속도가 코스피보다 빠르게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올해 고점 대비로는 10% 이상 지수가 낮다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코덱스 코스닥150은 1~3월 3개월간 누적 순매수가 714억원 남짓이었는데 4월 들어 10일까지 불과 열흘 만에 절반 넘는 373억원 순매수가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박인혜 기자 /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