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코로나19로 아이와 강제 `집콕`…마음의 근육을 길러주세요
입력 2020-04-13 17:22 
[사진 제공 = 마노컴퍼니]

서로 바빠 가족끼리 얼굴보고 대화할 시간이 늘 부족했던 대한민국에서 아이와 부모가 이렇게 오랫동안 학교도 직장도 안가고 함께 지낸 적은 없었다.
시간만 있다면, 소원했던 관계도 회복하고, 몰랐던 아이의 마음도 더 잘 알게 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방학이 길어지자 엄마들이 괴수로 변했다'는 한 초등학생의 그림일기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아이와 '집콕'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부모도 아이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강제 집콕의 시간을 아이와 정서적인 거리를 좁히고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대화의 파트너가 되는 시간으로 바꿀 수 있다. 아이가 다시 학교에 가고 자신만의 관계를 만들어갈 때, 크고 작은 부정적인 감정과 갈등을 버텨내고 이겨낼 수 있는 마음의 근육을 길러줄 수 있다.
아이와 서로 마음을 나누기 위해서는 우선 질문보다 표현에 집중해야 한다. "왜 그랬어?", "니 생각을 이야기해봐." 라고 묻기보다는 "엄마는 00가 힘들어서 엄마한테 짜증을 내는 걸 알고 있어. 하지만 00가 원하는 걸 지금은 해줄 수가 없어 속상하네" 등처럼 부모가 지금 어떤 기분을 느끼고 어떤 생각이 드는지 부모의 생각과 느낌을 먼저 솔직하고 차분하게 표현해주는 것이 좋다.
아이는 아직 자신의 감정, 특히 부정적인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사진 제공 = 마노컴퍼니]
그 다음으로 아이의 표현을 일단은 판단 없이 그대로 수용해야 한다. 대화가 편해질수록, 또 부모와 가깝다고 느낄수록, 아이는 정제되지 않은 서툴고 불안한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게 된다.
이 때 부모는 몰랐던 아이의 부정적인 경험을 마주하게 되면 당황하는 경우가 있다. 감정을 표현한 것을 후회하거나 거부되었다고 느끼지 않도록 그 순간만큼은 감정을 판단하지 않고 "그런 기분이 들었구나. 00가 이야기해주지 않았다면 아빠는 계속 몰랐을거야. 솔직하게 이야기해줘서 고마워." 라고 인정해주는 편이 더 좋다.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아이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필요하다.
부모는 아이가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하거나, 형제나 부모와 갈등 상황이 생기면 섣불리 개입하거나 잘잘못을 따지기 쉽다.
어떤 결론이 아니라 비슷한 경험을 이야기해주는 식으로 아이에게 도움을 줘 아이가 스스로 해결방법을 찾아보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아이는 아이 스스로 자신의 감정과 관계의 주체로 자랄 수 있다.
"아빠랑 친한 000 아저씨가 아빠를 오해해서 속상했던 적이 있었어. 그때 아빠라면 00이는 어떻게 했을 것 같아? 그때 아빠랑 000 아저씨는 이렇게 오해를 풀었어"
[사진 제공 = 마노컴퍼니]
아이와 대화하는 게 낯설거나 어렵다면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콘텐츠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교육 콘텐츠 기업인 마노컴퍼니(대표 이유미)가 만든 마노카드는 부모와 아이의 대화를 돕는 공감대화 툴킷이다.
'감정'과 그 맥락이 되는 '장소'와 '관계' 카드, 그 감정을 다루는 방법을 이야기할 수 있는 '행동' 카드 단 4장만으로 오늘의 감정과 그 감정을 다루기 위한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아이들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무작정 표현하기보다 마노카드를 통해 조리있게 정리할 수 있다.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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