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4월 수출 19% 폭락세로 출발…코로나발 수출붕괴 가속화
입력 2020-04-13 15:13  | 수정 2020-04-13 15:32
울산항 수출 부두에서 완성차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4월 1일~10일 승용차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 감소했다.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

코로나19 쇼크로 4월 수출이 급감세로 출발하며 수출붕괴가 현실화되고 있다. 올들어 지난 2월 반짝 상승세로 돌아섰던 수출이 해외공장 셧다운과 중국, 미국, 유럽 등 주요 수출처의 경기폭락으로 다시 가파른 하강 곡선을 그리면서 저성장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13일 관세청은 이달 1일부터 10일 간 수출액이 122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6% 줄었다고 밝혔다. 감소액은 28억달러다. 매월 1일~10일 기간과 비교하면 2019년 11월 21.9% 감소 이후 가장 큰 폭이다. 만약 4월 한 달 동안 이 같은 하락세가 유지된다면 2016년 1월 19.6% 이후 4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이 예상된다.
수출 감소는 수출물량 감소와 수출단가 하락이 동시에 겹쳐 나타났다. 관세청 관계자는 "수출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줄어들었으며, 수출 단가는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해 4월 1일~10일 기간 평균 62.9달러였으나, 올해는 주요국의 증산 경쟁으로 공급이 늘어 24.5달러까지 급락했다.
전국 주유소 휘발윳값이 11주째 하락한 12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앞 가격표. [연합뉴스]
유가 하락은 주요품 수출 단가 하락으로 드러났다. 주력 품목인 석유제품은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7% 폭락했다. 이 외에도 반도체가 1.5%, 승용차 7.1%, 무선통신기기 23.1% 등 품목도 하락을 면치 못했다. 자동차 부품도 수출액이 31.8% 감소했다.
국가 별로는 코로나19가 확산한 지역에서 감소가 두드러졌다. 중국(-10.2%), 미국(-3.4%), 유렵연합(-20.1%) 등 지역에서 수출액이 큰 폭으로 줄었다. 베트남 대상 수출액도 25.1% 감소했다.
수출이 큰 폭으로 하락한 가운데 수입액 감소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4월 1일~10일 수입액은 146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하락에 그쳤다. 감소액은 22억달러다.
수출이 수입보다 큰 폭으로 감소함에 따라 무역적자가 급격히 커졌다. 이에 따라 97개월 연속 이어온 무역수지 흑자가 깨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기록한 무역흑자는 87억달러였다. 반면 이달 1일~10일 발생한 무역적자는 24억달러로 연간 무역흑자를 큰 폭으로 깎았다.

수출입 전선 악화는 코로나19가 본격화하던 때부터 경고가 나왔다. 2월과 3월 수출액은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증가, 0.2% 감소에 그쳤지만, 일평균 수출액은 각각 11.7%와 6.4% 감소한 상태였다. 2월과 3월 조업일수가 지난 해보다 각각 3.5일, 1.5일씩 많았던 영향이 있다. 4월 1일~10일은 조업일수가 8.5일로 지난해와 같았다.
관세청 관계자는 "13일 발표한 수출입 현황은 단기성 통계로 21일 발표될 4월 1~20일 수치를 봐야 월간 추이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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