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외국인, '팔자 행진'에도 사들이는 주식은…
입력 2020-04-13 14:13  | 수정 2020-04-20 15:05

국내 증시에서 기록적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는 외국인이 최근 삼성전자 주식은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도 삼성전자가 비교적 양호한 1분기 실적을 내자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오늘(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7일∼10일 4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주식 1천789억원어치를 순매수했습니다.

순매수액이 크진 않지만, 이 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도 삼성전자였습니다.


외국인이 삼성전자 주식을 이틀 이상 연속으로 순매수한 것은 지난 2월 13∼14일 이후 약 2개월 만입니다.

외국인은 2월 중순 이후 줄곧 삼성전자를 순매도해왔습니다. 지난 2월 17일부터 이달 6일까지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도액은 무려 7조1천371억원에 달했습니다.

또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 시점은 삼성전자 1분기 실적 발표라는 점에서 눈길을 끕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잠정치가 6조4천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73% 증가했다고 이달 7일 공시했습니다.

이는 이달 초 증권사 추정치 평균(약 6조2천억원)을 3.2%가량 웃도는 수준입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견조한 반도체 수요에 힘입어 시장 기대치를 넘어서는 실적을 낸 것입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수가 재개될지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다만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 투톱'으로 불리는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여전히 외국인의 '팔자'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1분기 실적이 발표된 이달 7일과 이튿날인 8일 외국인은 SK하이닉스 주식 672억원어치를 순매수했습니다.

그러나 이달 9∼10일 2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SK하이닉스 주식 239억원어치를 순매도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일단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을 일단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섣부른 판단을 하기에는 이르다고 분석했습니다.

최영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반도체 회사인 마이크론도 1분기 실적이 나쁘지 않았고,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매도세가 진정된 것은 견조한 반도체 실적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보인다"며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고 다양한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서 수급의 방향성을 논하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최 연구원은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종에 대한 수급 개선 여부는 앞으로도 지켜봐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오늘(13일) 오전 11시 35분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32% 내린 4만8천600원에 거래됐습니다. 같은 시각 SK하이닉스 주가도 2.85% 내렸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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