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늑장대응 인정한 파우치…"조치 빨랐더라면 많은 생명 구할 수 있었다"
입력 2020-04-13 11:27 
지난 12일(현지시간)CNN 방송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소장. [사진 출처 = CNN]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이 사태 초반 미국 정부의 실책을 인정했다.
파우치 소장은 12일(현지시간) CNN방송에 출연해 "논리적으로 코로나19 확산방지 조치를 일찍 시작했다면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CNN의 간판앵커 제이크 태퍼는 본인이 진행하는 뉴스프로그램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온'에 출연한 파우치 소장에게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2월 셋째 주에 이뤄졌으면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는 점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파우치 소장은 해당 사실을 인정하며 "아무도 그것을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당시에는 반발이 많았다"라고 털어놨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보건당국의 말을 무시한 채 미국 내 코로나19 초반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뉴욕타임즈(NYT)의 보도 이후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최근 미국에선 보건당국이 2월 중순부터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내려야 한다고 권해왔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가 그로부터 한달여가 지난 3월 16일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것에 대해 늑장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 CNN 방송이 지난 12일 한국과 미국의 코로나19 사태를 비교한 장면. `미국 vs 한국`이라고 적힌 제목의 표 아래 "1월 말 한국과 미국의 코로나19 최초 감염사례 발생""현재 미국의 확진자가 한국의 50배, 사망자가 100배 이상"이라고 쓰여있다.[사진 출처 = CNN]
태퍼 앵커는 이날 한국과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를 비교하며 파우치 소장에게 질문공세를 퍼부었다. 그는 "한국과 미국은 1월 말 비슷한 시점에 자국 내 최초 감염사례가 보고됐다"면서 "지금은 미국 확진자 수(53만 명 이상)가 한국 확진자 수(1만 여명)보다 50배 많고 사망자는 거의 100배 이상"이라고 지적했다. 태퍼는 그러면서 "CNN 의학전문기자 산제이 굽타에 따르면 이 모든 사태가 미국이 (조치를) 늦게 시작한 탓이라고 한다. 이것이 맞느냐"고 물었다.
이에 파우치 소장은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매우 복잡한 상황"이었다며 "물론 모든 것을 일찍 시작했다면 효과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미국의 사태는 나라 규모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한 결과"라고 해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국 내 대구의 코로나19 발병사태와 미국의 상황을 비교하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는 견해를 밝혔다.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3일(한국시간) 오전 현재 미국 내 감염자 및 사망자 수는 각각 56만 425명, 2만 2105명이다. 한국 내에서는 확진자 1만 512명, 사망자 214명이 집계됐다.
한편 파우치 소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미국이 5월 중으로 부분적인 경제 활동을 재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밝혔다. 그는 언제쯤 코로나19로 인한 규제가 해제될지에 대한 질문에 "아마 다음 달에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두 가지 균형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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