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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강속구가 묻히겠다” 조상우의 ‘마구’ 체인지업
입력 2020-04-13 05:00 
조상우가 11일 키움히어로즈 청백전에서 구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강력한 무기가 생겼다.” 조상우(26)의 ‘비밀병기 체인지업을 본 손혁(47) 키움히어로즈 감독의 평이다. 올해 첫 실전부터 ‘마구를 던진 조상우도 만족스러운 듯 환하게 웃었다.
조상우는 1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벌어진 키움 청백전에서 홈팀(백팀)의 다섯 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2019년 키움과 야구대표팀에서 많은 경기를 뛰었던 조상우는 그동안 손 감독과 브랜든 나이트(45) 투수코치의 ‘특별 관리를 받아 이번이 첫 경기였다.
오랜만에 실전이어서 처음엔 살짝 삐끗했다. 첫 타자 임병욱(26)에게 외야 좌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맞았다.
하지만 이후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김혜성(21)을 공 1개로 좌익수 희생 플라이 아웃으로 처리한 후 박정음(31)과 주효상(23)을 연속 삼진 아웃시켰다.
박정음과 주효상은 좌타자다. 둘에게 던진 결정구는 속구, 슬라이더가 아닌 체인지업이었다. 30km 속도 차가 나자 배트는 허공에서 춤을 췄다.
이에 손 감독은 라이브피칭보다 훨씬 각이 예리했다”라며 새로 준비한 변화구(체인지업)이 위력적이다. 타자들이 공략하기 힘들 것 같다”라고 말했다.

조상우는 겨우내 구종 추가에 집중했다. ‘엄청난 속구와 슬라이더만으로도 충분했으나 타자와 수 싸움을 유리하게 끌고 갈 ‘다양한 카드를 준비하고자 했다. 좌타자는 조상우와 대결할 때 머릿속이 복잡해지게 됐다.
영웅 군단은 조상우의 체인지업에 호평을 쏟았다. 투구수 관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좌타자의 파울 비율이 높았던 만큼 최대 5구 이상을 줄일 것으로 여겼다. 조상우의 첫 실전 투구수는 13개였다.
겨우내 열심히 준비했다는 조상우는 첫 실전 투구치고는 괜찮았다. 크게 나빴던 것도 없었다. 두 번째 타자부터는 제구도 잘 이뤄졌다”라며 관리를 잘 해주셔서 힘든 건 전혀 없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의 아이콘이 강속구에서 체인지업으로 바뀌지 않을까 장난스러운 걱정을 하기도 했다.
조상우는 최고 구속 151km를 기록했는데 시즌 개막 후 더 빨라질 것 같다. 컨디션이 올라가고 페이스가 좋아지면 자연스럽게 구속이 증가할 것이다. 그렇게 난 속구가 장점인 투수다. 속구 위주 투구를 할 터다. 그런데 이러다가 체인지업에 속구가 묻히는 것 같다”라며 웃었다.
그는 지금은 체인지업이 손에 조금 익는 것 같다. 스프링캠프에서 연습을 잘했던 것 같다”라며 (우선) 좌타자를 상대로 던지지만 좀 더 익으면 우타자를 상대로 던질 수 있을 것 같다. 포수 형들과 이야기를 해봐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정규시즌 개막이 연기하면서 조상우의 준비도 여유가 생겼다. 한 걸음씩 나아갔다. 첫 실전을 이상 없이 마치면서 본격적으로 실전 감각을 키울 계획이다.
모자를 벗고 인터뷰를 하던 조상우의 ‘헤어 스타일이 눈에 확 띄었다. 짧게 잘랐던 머리카락이 꽤 길어졌다. 지난해 그는 야구에만 집중하기 위해 머리에 손을 대지 않았다. 다시 ‘장발로 돌아가는 걸까.
그건 절대 아니다. 아무래도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안 돼서 미용실에 가는 것도 조심스러워 그런 거다”라며 조상우는 미소를 지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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