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단독] 김부겸, 이낙연 대구 방문 사양…"당 도움 없이 홀로 승부 볼것"
입력 2020-04-12 18:05  | 수정 2020-04-12 22:35
지지 호소하는 김부겸 [사진 = 연합뉴스]

12일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4선 의원(대구수성갑)이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의 대구 지원 유세를 사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도움 없이 오롯히 혼자 대구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민주당 다른 대구 출마자들 사이에선 김 의원의 이 같은 판단에 대해 볼멘소리도 나왔다.
이날 복수의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 발언을 종합하면, 당초 이 위원장 측은 오는 13일 대구 유세 지원에 나서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했다. 그동안 민주당 지도부가 TK(대구·경북) 지원유세를 단 한번도 나서지 않으며 '홀대론'이 크게 불거졌던 탓이다. 이때문에 4·15총선을 이틀 앞둔 시점이지만 미래통합당의 '심장부'나 마찬가지인 대구 방문을 전격 숙고했다.
하지만 이날 뒤늦게 김 의원 캠프가 이 위원장 측에 사실상 방문을 사양하는 의사를 전했다고 한다. 전국의 여타 경합지들에서 이 위원장에게 '막판 지원사격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과는 결이 다르다. 김 의원 측은 "이번 선거 캠페인 기조가 '오직 김부겸의 말과 글로 싸운다'는 것이다"며 "모든 것을 걸고 이번 총선에 도전하고, 총선에서 승리하면 대권에 도전한다는 계획인만큼 일체의 민주당 지도부 도움 없이 혼자 싸움을 치르려고 하고 있다. 양해를 구했고, 이 위원장 측이 흔쾌히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김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과의 '거리두기'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대구 총선구도가 미래통합당으로 크게 쏠리자 '인물론'으로 승부수를 띄우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지난 11일 개인 페이스북에서도 "이제 당(黨)보다는 인물이 더 중요한 정치시대"라며 "효심 있는 김부겸이 무심한 저 당보다 더 이쁘지 않으십니까"라고 적기도 했다. 앞서 비례위성정당 논란, 조국 국면 등에서도 줄곧 당론과 반대되는 입장을 표명해왔다.
그러나 이날 이 위원장의 대구행이 취소되자, 대구 지역에 출마하는 다른 민주당 후보자들 사이에선 아쉬움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한 민주당 후보는 "가뜩이나 대구 홀대론이 불거져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 지도부 방문이 절실한 시점이었다"며 "결국 김 의원이 혼자 이 위원장의 대권 행보를 의식해 방문을 거절한 것 같다. 동등한 대권 잠룡끼리 '도움' 같은 걸 받을 필요는 없다는 판단인 것"이라고 짚었다.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부상한 이 위원장을 김 의원이 견제하고 나선 것이라는 얘기다.
이 같은 김 의원의 요청에 이 위원장은 오는 13일 TK권역에서 '대구'를 뺀 경북 안동·포항·구미 등을 찾는 것으로 선회했다. 경북도당 관계자는 "지도부 지원 유세를 계속 요청해왔다"며 "다소 늦었지만 방문한단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 경북 권역에도 유세를 오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윤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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