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부활절 현장 예배 강행한 대형교회들
입력 2020-04-12 15:47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서울시가 각 교회에 온라인 예배 전환을 권고했지만 기독교 연중 최대 행사인 '부활절'을 맞아 서울 내 다수 교회들이 현장예배를 강행했다.
12일 정오께 찾은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은 예배에 참석하러 모인 신도들로 북적였다. 1000여명이 넘는 교인이 사회적 거리를 무시한 채 삼삼오오 밀착해 교회 안으로 들어갔다. 교회 측은 방문자 발열을 체크하고 방명록 작성 후 출입을 허가했다. 입구에선 교회 관계자 10여명이 '예배 방해죄는 벌금 500만원', '예배와 집회는 다르다' 등의 손팻말을 들고 외부인의 진입을 막아섰다. 이들은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들어가려는 경찰·공무원들과 실랑이를 벌이고 취재진의 소속을 밝히라며 위협하기도 했다. 예배에 참석한 김광수 씨(67)는 "교인들이 예배를 드리는 건 밥을 먹는 것과 똑같이 필수적인 일이다"고 말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64)이 담임 목사를 맡고 있는 이 교회는 이미 두 차례 서울시의 집회금지명령을 어겨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됐다. 서울시는 이날 3주째 현장 예배를 강행한 사랑제일교회 관계자들과 신도들을 추가 고발할 예정이다.
서울 중랑구 금란교회와 중구 영락교회 등 부활절을 맞아 현장 예배를 다시 연 교회도 있었다. 전부터 온라인과 현장 예배를 병행하던 연세중앙교회와 광림교회 등도 이날 현장 예배를 진행했다. 서울시는 서울 시내 교회 중 최소 2000여 곳이 현장 예배를 벌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당초 서울시는 이날 현장 예배를 진행하는 교회가 지난 5일 1914곳 보다 10% 늘어난 2100여 곳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민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성북구 주민 김 모씨(60)는 "이 난리통에 예배를 하겠다고 모인 걸 보니 이 동네를 떠나야겠단 생각이 든다"며 "공익을 위해서 절제를 하는 시민의식이 정말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지방경찰청은 서울시의 협조 요청을 받아 종교시설 223개소에 경찰 470명을 지원했다. 경찰은 각 지자체에서 파견한 현장점검반의 신변보호와 돌발상황 대응 등에 협조했다.
[최현재 기자 /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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