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정원식 전 국무총리 별세…남북기본합의서 주역
입력 2020-04-12 13:09  | 수정 2020-04-19 14:05

김영삼 정부 시절 국무총리로 재직했던 정원식 전 총리가 별세했습니다. 향년 91세.

오늘(12일) 유족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신부전증을 앓아 3개월여 전부터 투병하던 정 전 총리는 이날 오전 10시께 별세했습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습니다.

황해도 출신인 정 전 총리는 서울대 교육학과를 졸업한 뒤 1962년부터 같은 과의 조교수로 교편을 잡았습니다.

교육학자로 생을 보내던 1988년 12월에는 노태우 전 대통령에 의해 문교부 장관으로 발탁됐습니다.


장관에 임명된 뒤로는 학원의 조속한 안정을 위해 학원소요 사태와 교권 침해행위, 대학의 부정·비리 등에 강력히 대처하겠다는 뜻을 천명하는 한편, 교사의 노동 삼권 등은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1989년 5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창립되자 노 전 대통령은 이를 불법 단체라고 선포했습니다.

정 전 총리는 "교원의 정치활동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한 헌법정신에 비춰 인정할 수 없다"면서 역시 전교조를 불법 단체로 규정해 관련 인사들을 해임하는 등 강경한 조치를 취했습니다.

문교부 장관에서 물러나 한국외대, 덕성여대 등에서 강사로 일하던 정 전 총리는 1991년 5월 국무총리 서리로 임명됩니다.

야권의 반발 등으로 낙마가 예상됐으나 국회는 그해 7월 8일 임명동의안을 가결, 정 전 총리도 '서리'를 떼고 정식 총리에 취임합니다.


총리 재임 중 가장 큰 업적으로는 남북기본합의서 서명이 꼽힙니다.

정 전 총리는 1991년∼1992년 남북고위급회담 한국 측 수석대표로 평양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을 면담하기도 했습니다.

1991년 12월 11일부터 이틀간 서울에서 열린 5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는 '남북화해'와 '불가침', '교류협력' 등을 골자로 한 남북기본합의서 내용을 완전히 타결해 서명했습니다.

정 전 총리는 1992년 2월 19일∼20일 평양에서 열린 6차 회담에서 연형묵 정무원총리와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을 체결했습니다.

1992년 10월 7일 총리직에서 사퇴한 정 전 총리는 그해 말 민자당 대통령선거대책위원장에 임명돼 제14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습니다.

모든 공직에서 물러난 뒤로는 '종북세력 청산' 등을 요구하는 단체의 고문으로 활동하는 등 보수 성향의 원로 교육학자들과 활동해 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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