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럭비공' 국제유가…"원유 투자 위험" 경고음
입력 2020-04-10 19:30  | 수정 2020-04-10 20:55
【 앵커멘트 】
원유 감산을 둘러싼 사우디와 러시아 간 갈등에 국제유가가 올해 초와 비교해 3분의 1 수준으로 폭락했죠.
언젠가 오르겠지 하는 기대에 투자자들이 원유 파생상품에 대거 몰리고 있는데, 금융당국이 대규모 피해가 우려된다며 '투자 위험'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정주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1월 초 60달러 안팎을 오가던 국제유가.

그러던 유가는 지난달 30일 20.09달러로 불과 석 달 새 3분의 1토막, 18년 만에 최저치로 곤두박질 쳤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수요가 감소하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감산 합의에 실패한 주요 산유국간 갈등으로 원유 시장이 크게 출렁인 겁니다.

이 틈을 타 유가가 반등하면 수익을 얻는 원유 지수 상품에 개인 투자자들의 돈이 몰리고 있습니다.


원유를 기초 자산으로 한 일종의 지수상품인 원유ETN에 지난달 몰린 개인 투자 금액은 3,800억 원, 지난 1월 278억 원보다 13배나 폭증했습니다.

▶ 인터뷰 : 원유ETN 개인 투자자
- "못해도 5~6배는 벌지 않을까요? (유가가) 지금 저점이라고 생각하고, 어차피 원유 가격은 나중에 올라갈 거라고 생각이 들어서."

문제는 열기가 지나치다는 겁니다.

투자 수요가 몰려 지수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오르면서, 실제 원유 자산 가치와의 괴리율이 95%를 넘었습니다.

결국, 유가가 2배는 올라야 본전이라는 뜻입니다.

▶ 인터뷰(☎) : 박종길 / 금융감독원 금융상품분석실장
- "괴리율이 크게 확대된 상황에서 레버리지 ETN에 투자하면 기초 자산인 원유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기대 수익을 실현할 수 없다고 생각됩니다."

최근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가 막판 멕시코 반발로 무산되면서 원유시장 혼란은 여전한 상황.

금융감독원은 대규모 투자손실이 우려된다며 소비자경보 최고 등급인 '위험'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MBN뉴스 정주영입니다. [jaljalaram@mbn.co.kr]

영상편집 : 김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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