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공시가 인상 부담되고 사업 지연도 우려"…재건축 추진위 교체나선 명일 대단지
입력 2020-04-10 17:44  | 수정 2020-04-13 09:14
최근 아파트 공시가격이 급등하며 재건축 추진 단지의 경제적 부담은 겹으로 커졌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적용되는 상황에서 이익 산정의 기본이 되는 공시가 인상분을 거론하며 추진위원회를 교체하려는 단지 사례도 등장했다.
1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2400가구 규모 대단지 삼익그린맨션2차 재건축 통합대책위원회가 결성돼 추진위원장 해임 총회를 추진하고 있다. 이 단지는 지난해 12월 박 모씨가 주도해 조합원 과반수 동의를 구해 강동구청에서 추진위원회를 승인받았다.
그러나 추진위원장인 박씨가 지난 2월 불법 사무실 설치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아 강동구청에서 당연 퇴임 통보를 받게 됐다. 이 아파트 공시가격은 27평형 기준 2019년 5억400만원에서 2020년 5억6500만원으로 12%(6100만원) 뛰었고, 삼익그린2차 소유주 전체가 부담할 초과이익환수금은 약 2398억원으로 집계됐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최초 추진위 승인일부터 새 아파트 준공일자까지 주택가격 상승분에 대해 정상적인 주택가격 상승분과 재건축 사업비용을 차감하고 남은 금액을 환수한다. 이 단지는 추진위가 사실상 식물 상태로 2년을 넘길 공산이 커지게 되면서 재건축을 추진할 경우 실제보다 이익이 과다계상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최재형 삼익그린2차 재건축 통합대책위원장은 "조합원들의 과도한 분담금이나 재건축 추진 지연을 고려해 추진위원장 해임 총회를 소집하기 위해 소집발의서를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박일규 법무법인 조운 대표변호사는 "최근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와 공시가 급등 때문에 단지 구성원들간에 갈등이 벌어지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1983년 총 18동 2400가구 규모로 지어진 이 단지는 5호선 명일역 역세권에 속하며 다른 단지보다 높은 대지 지분으로 재건축 유망주로 꼽힌다.
[이한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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