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스피, 美 연준 파격적 유동성 지원책에 강세…1860선 회복
입력 2020-04-10 15:44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파격적인 유동성 정책을 내놓자 코스피가 강세를 보이며 한달여 만에 1860선을 회복했다.
10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24.49포인트(1.33%) 오른 1860.70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코로나19가 미국, 유럽 등으로 확산하자 지난달 19일 1430선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최근 한달여동안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이날 1860선을 회복했다. 코스피가 1860선을 넘긴 것은 지난달 11일 이후 한달여 만이다.
지난밤 미 연준은 최대 2조3000억 달러의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할 수 있는 조치를 발표했다. 일부 투기등급 회사채(정크본드)와 상업용 주택저당증권(CMBS),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까지 매입하기로 해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신용경색 리스크 경고등이 켜진 기업, 가계 및 지방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연준이 전격적으로 지원을 결정한 것이다. 특히 코로나 19 사태 이후 금융위기를 촉발시킬 수 있는 시한폭탄으로 지목되었던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마저 매입하기로 한 것은 미 연준의 금융 시스템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회원국 간 이견으로 지연되던 EU 경기부양 패키지도 합의에 도달했다. 패키지 규모는 5000억 달러로 주요 내용은 수개월 내 역내 기업들에게 추가 유동성을 제공하고, 정부의 고용 프로그램에 자금을 지원하며, 금융시장 접근이 어려운 유럽 정부에 비교적 유리한 조건으로 신용 라인을 제공하는 것이다.
OPEC+(석유수출국기구인 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는 9일(현지시간) 긴급 화상 회의에서 하루 1000만 배럴 규모의 감산안을 논의했으나 멕시코의 수용 거부로 합의 없이 회의를 끝냈다. 회의 초반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주도로 잠정적인 합의가 이뤄졌으나 멕시코가 동참을 거부하고 회의에서 이탈하면서 합의안이 불발 위기에 처했다.
이번 OPEC+ 긴급회의가 시작되자 국제 유가는 10% 이상 상승했지만 회의 도중 감산량이 하루 1000만 배럴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9.3%나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코로나19 우려에 기인한 글로벌 원유수요 감소분이 더욱 크기 때문에 이번 감산합의가 큰 효과를 발휘하지는 못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원유수요 감소분은 약 2000만~2700만 배럴 규모인 것으로 추정된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락분의 50% 되돌림점인 1850포인트는 잠시 쉬어가는 구간으로 신용경색 우려, 우한 이동 재개와 라마단 등으로 인해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하다"라며 "증안펀드 집행 미국 4차 재정정책 논의, OPEC+ 감산 합의 등 기대감도 높아 조정이 나타나더라도 하락분의 33% 되돌림점인 1700선 초반이 지지선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업종별로 보험, 의약품, 철강·금속 등이 4~8% 급등했고 종이·목재, 음식료품, 의료정밀 등은 떨어졌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53억원, 2086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2541억원을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3159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혼조세를 나타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6%나 급등했고 삼성전자, 현대차, 삼성물산도 상승했다. 반면 SK하이닉스, NAVER, 셀트리온, LG화학 등은 떨어졌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466개 종목이 상승했고 386개 종목이 하락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4.69포인트(0.76%) 내린 611.26에 마감했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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