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동학개미` 효과에 증권사 브로커리지 웃고…IB·트레이딩은 울고
입력 2020-04-10 14:29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이라 불리는 개인 투자자의 주식 투자로 증권사의 신규 계좌 개설이 늘면서 1분기 브로커리지 부문 실적이 호황을 맞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달 신규 개설된 계좌가 43만1000개로 월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또 3월 한달 간 약정환산금액은 211조7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94%, 전월대비 67%의 증가했다.
키움증권은 지난달 27일 하루 동안 약정환산금액 16조7000억원을 기록하며 일 최대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급락을 거듭하던 증시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신규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에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리테일, 특히 브로커리지 부문이 증권사 수익에 주요한 부분을 담당할 전망"이라며 "유례없는 증시 대기 자금의 유입은 이 자금의 대상이 국내 주식시장에 한정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메리츠종금증권 역시 올해 1분기 주식계좌 개설 수가 전년 동기 대비 100% 이상 급증했다. 국내 주식뿐 아니라 해외주식, 해외 파생상품계좌 개설 건수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84%나 급증, 관련 수익 역시 479%나 늘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주식거래 활동계좌는 3076만9000개로 전월 말보다 86만2000개 늘었다. 증가 규모는 2009년 4월(247만8000개) 이후 약 11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다만 증권사들은 코로나19에 따른 영업환경 제약과 그에 따른 지수 급락으로 IB와 트레이딩 부문의 실적 부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증권사의 손익은 크게 IB 수수료와 트레이딩 및 상품 손익에 영향을 미친다"며 "1, 2월 중 손익은 경상적인 수준을 전망하나, 3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코로나19 확산으로 영업 환경 제약과 그에 따른 지수 급락으로 트레이딩 손실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 악화와 대면 접촉 지양에 따른 IB 딜 일부 지연·취소 등으로 증권사의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며 "지금까지 국내 증권업을 이끌어왔던 IB 중심의 자본 투자형 모델이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는 오히려 짐이 되는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다만 정 연구원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증권업의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은 여전히 자본 투자형 모델"이라며 "하반기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는 상반기에 이연된 IB 딜이 진행될 것이며, 달라진 시장 환경에 따라 자본시장에서의 조달 수요 증가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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