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00만→1000만배럴…OPEC+ 감산폭에 유가 `역대급 널뛰기`
입력 2020-04-10 09:07 
압둘아지즈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장관이 지난달 5일(현지시간) 추가 감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제178차 석유수출국기구(OPEC) 임시총회와 제8차 주요산유국연합체(OPEC+) 각료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오스트리아 빈의 OPEC본부에 도착한 모습. [AP = 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모임인 OPEC+ 긴급 화상회의 소식에 크게 흔들렸다.
5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거래되는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장초반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하루 2000만배럴 감산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WTI 가격이 급등했다.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장중 한때 전 거래일 대비 12% 이상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회의가 진행되면서 감산 규모가 예상보다 적다는 소식이 흘러나오면서 시장 분위기가 급변했다. 사우디와 러시아 등이 4월 산유량 기준으로 감산 규모를 결정한다는 회의 전망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이달부터 산유국들은 산유량을 대폭 늘린 만큼 이를 기준으로 할 경우 실질적인 감산의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시간이 지나가면서 감산 규모와 시기, 방법을 둘러싼 회원국 간 의견 대립이 이어지면서 가격 매도세가 우위를 점했다. 블룸버그는 "회원국인 멕시코가 감산 할당량 축소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서명을 거부한 채 회의장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결국 OPEC+ 회의에서 오는 5월1일부터 6월30일까지 두 달간 현재보다 하루 1000만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합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회의 초반의 2000만배럴 감산의 절반에 불과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5월물 WTI 가격은 배럴당 2.33달러(9.3%) 급락한 22.7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두 달이 지난 후 7월1일부터 올해 말까지 하루 800만배럴, 내년 1월부터 2022년 4월까지는 하루 600만배럴을 단계적으로 감산할 예정이다. 하루 1000만배럴은 코로나19 확산 이전 전세계 원유 공급량의 10% 정도이고, 사우디와 러시아 각각의 하루치 산유량과 비슷하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세계 경제가 동시에 매우 이례적인 타격을 받으면서 원유 수요 감소량은 하루 3000만배럴 이상이 되리라는 추정이 나오는 상황에서 1000만배럴 감산량으로는 감축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이제 시장은 10일 사우디의 주최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에너지장관 특별 화상회의를 주목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등 OPEC+ 외 산유국이 참여하는 G20 에너지장관 회의에서 유가 안정을 위한 대책이 나올지 기대되기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은 "사우디가 OPEC+를 대표해 미국, 캐나다 등 OPEC+ 외 산유국에 하루 500만 배럴을 감산할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OPEC+는 지난달 6일 원유 수요 감소에 대처하기 위해 감산을 논의했지만 사우디와 러시아의 이견으로 결렬됐다. 이후 사우디가 4월부터 산유량을 하루 1230만 배럴로 높이겠다고 선언하고 이를 실행하면서 유가가 2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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