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예·적금 중도해지 23조 원…"손해 감수해도 돈 구해야"
입력 2020-04-08 19:20  | 수정 2020-04-08 20:57
【 앵커멘트 】
코로나19 사태로 가계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미래를 대비해 들어둔 예금과 적금은 물론 심지어 보험까지 중도해지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는 건데요.
손해가 만만치 않지만 이런 방법 외에는 버텨낼 별다른 방도가 없는 거겠죠.
김문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코로나19 사태로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예·적금을 중도해지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5개 시중은행에서 예금과 적금을 중도해지한 금액은 모두 23조 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에 해당하는 3조 원이 늘어났습니다.


대부분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타격이 본격화된 지난 3월에 급증했습니다.

▶ 인터뷰 : 이홍일 / 우리은행 직원
- "근처에 음식점이라든지 사업하시는 분들이 요즘 아무래도 장사가 잘 안 되시니까 급하게 해지하려고 오십니다. 40대 이상 사장님으로 보이시는 분들이…."

만기 전 해지를 하면 통상 약정금리의 절반밖에 못 받고 우대금리도 없지만, 급전이 필요한 자영업자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예·적금을 해지하는 겁니다.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들어둔 보험을 해지한 환급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가 늘어났습니다.

▶ 인터뷰 : 신광철 / 서울 전농동
- "주위에서도 그렇고 저도 생각해보면 가장 손쉬운 게 보험이다. 당장 이달 생활비가 더 급하잖아요. 보험을 빼서 주식을 할 정도면 경제적 여유가 있는 분들이고, 저는 그런 경우는 별로 접하지 않았어요."

특히 앞으로 받을 보험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보험약관 대출 규모는 39조 원으로, 역시 8%가 늘었습니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경우 가계의 생활고가 앞으로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예·적금과 보험뿐 아니라 집까지 팔아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금융지원 필요성을 당부했습니다.

MBN뉴스 김문영입니다.

영상취재 : 이형준 VJ
영상편집 : 송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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