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야간 이벤트 대응 어려워"…"삼성전자 수급 악재 해소"
입력 2020-04-08 17:46  | 수정 2020-04-08 19:42
삼성전자의 코스피200지수 내 시가총액 비중 확대로 코스피200 야간선물 거래가 중단되면서 이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코스피200지수 내 삼성전자 유동시가총액 상한제(CAP 제도)를 다시 논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CAP 제도 없이는 코스피200 야간선물 거래가 재개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야간선물 거래 중단이 증시 변동성을 오히려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7일부터 코스피200지수는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를 통한 야간선물 거래가 중단됐다. 이는 미국 상품거래법에 따라 주가지수에서 특정 종목 비중이 30%를 초과하는 경우가 최근 3개월간 45일을 넘어서면 '소수집중형지수'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9일 이후로 삼성전자가 코스피200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곧 30% 선을 넘어선 게 원인이다.
현재로선 코스피200 야간선물 거래를 재개하려면 삼성전자 비중이 30% 미만을 유지한 상태에서 일정 유예 기간을 거친 뒤 미국 감독당국에 유예 면제를 신청해야 한다. 시장에 맡겨놔서는 당분간은 거래가 재개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거래 재개를 위해 한국거래소가 사실상 폐지로 가닥을 잡은 코스피200지수 내 삼성전자 유동시가총액 상한제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한국거래소는 기존 유렉스(Eurex)에 상장된 미니 코스피200 야간선물과 코스피200 야간옵션 거래가 여전히 가능하고, 추가적인 대안으로 유렉스 상장 상품 확대와 거래소 자체 시스템을 통한 코스피200 야간선물 운영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대훈 SK증권 연구원도 "밤에 이벤트가 발생할 경우, 야간선물을 통해 다음 날 시장을 미리 가늠해 보는 게 앞으로는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결국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주도권을 쥔 한국거래소가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해주는 게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간선물 시장에 비해 규모도 작고, 가격 발견 기능도 일부 제한적이긴 하지만, 코스피200 야간선물이 그간 미국·유럽 시장 변화에 따른 헤징을 담당하던 것은 무시 못할 사항"이라며 "자체 야간선물 시장을 운영할지, 일부에서 말하는 CAP 제도를 적용한 해외용 지수를 병행 산출하든지 조속히 입장을 정해 서비스를 재개해야 최근 급증하는 파생상품 거래 수요에 발맞춰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변동성이 심했던 올해 증시에서 코스피200 선물은 3월 일평균 거래량이 66만6000계약으로 지난 1월 대비 175%, 2월 대비 73.6% 증가했다.
코스피200 야간선물 거래 중단의 부수적 효과는 삼성전자 CAP 제도 폐지가 5월 중 확정된다면 기대할 수 있는 현물 주식에 대한 우호적인 수급 환경이다. 지난해부터 일부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CAP 제도로 인해 3000억원대 패시브 자금 매도 물량이 나올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안갑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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