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수업 제대로 되겠나"…내일부터 온라인 개학인데 시·도 지원 '제각각'
입력 2020-04-08 15:50  | 수정 2020-04-15 16:05
전국의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3학년이 내일(9일) 온라인으로 개학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만든 초유의 상황입니다.

이어 16일에는 중·고교 나머지 학년과 초교 4∼6학년이, 20일에는 초교 1∼3학년이 모두 개학, 온라인에서 선생님과 같은 반 친구들을 처음 만납니다.

교육당국은 가용 장비를 끌어모아 스마트 기기가 없는 학생에게 빌려주고 무선 통신도 지원해 온라인 수업에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준비 기간이 짧아 일부는 온라인 환경이 갖춰지지 않은 데다 시·도 교육청마다 지원 내용이 달라 "수업이 제대로 되겠냐"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교육당국은 학생 1인당 스마트 기기 1대를 확보, 원활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교육청과 학교, 관련 기관이 보유한 스마트 기기를 싹싹 끌어모으고 있지만 지역에 따라 수량이 부족한 곳도 있습니다.

부산시교육청은 지난달 1차 조사 때 학생 1만2천808명이 태블릿 PC 등 스마트기기가 없는 것으로 파악, 학교 등이 보유한 1만대를 지급하면서 해결되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3∼6일 2차 조사를 원격 수업에 적합하지 않은 구형 기기, 다자녀 가정의 실제 수요 등으로 세분화한 결과 2만대가 부족했습니다.


부산시교육청은 92억3천만원을 긴급 편성, 부족분을 구매해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강원지역에서 스마트 기기가 없는 학생은 8천379명입니다.

강원도교육청은 교육부와 각 학교에서 장비를 확보해 이들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제주도교육청도 학생 6천127명이 스마트 기기가 없는 것으로 파악, 지난 6일 중3과 고3부터 순차적으로 지급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교육청도 자체적으로 미보유 학생 수를 파악, 가용한 스마트 기기를 총동원해 지원에 나서고 있습니다.

전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전체 학교 보유량이 1만2천89대인 만큼 스마트기기 대여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며 "여기에다 교육부 지원 2천830대, 민간 지원 1천874대를 추가 확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부산 사례처럼 수요 파악 때 구형 기기와 다자녀 가정 실제 수요가 반영되지 않은 지역도 있어 원격 수업이 시작되면 곳곳에서 혼란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경기지역 학부모 44살 A씨는 "학교에서 스마트 기기를 파악해 일단 '보유하고 있다'고 표시했는데 4∼5년 지난 태블릿 PC여서 영상이 자주 끊긴다"며 "학교에서 대여할지, 새로 살지 고민 중"이라고 걱정했습니다.


온라인 개학이 결정된 뒤 취약계층 가정의 원격 수업 차질을 우려, 각 교육청은 지원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충북도교육청은 원격 수업이 어려운 특수교육 대상 학생과 초교 저학년 학생을 위해 가정 방문 학습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학부모 동의를 받아 주 1∼2회 실시됩니다.

학습지와 퍼즐 등 간단한 교재와 학용품이 담긴 '학습꾸러미'도 담임 교사가 만들어 우편이나 택배로 보내주기로 했습니다.

대구시교육청은 특수교육 원격수업지원단을 운영, 온라인콘텐츠를 제작해 보급하고 특수학교에 온라인 학습 플랫폼 구축을 지원했습니다.

경기도교육청은 한국어가 서툰 다문화가정 학생을 위해 교사가 직접 영상 콘텐츠를 만들었으며 경남도교육청은 학부모와 소통이 필요하면 다문화교육지원센터 통·번역팀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다른 교육청들도 맞벌이·조손 가정 등 온라인 학습 조력자가 없는 학생에게 학습 꾸러미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 원격 수업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직업계와 예체능계 학교들은 실습 등 관련 콘텐츠가 부족, 어려움이 예상됐습니다.

인천시교육청은 온라인 수업 특성상 실습 위주의 직업계고와 예체능계 학교의 학습 결손을 우려했습니다. 온라인 개학이 코앞인데도 당장 뾰족한 대책은 없는 실정입니다.

다른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충남교육청은 직업계고 학생들이 수업에 차질이 빚을 것을 우려해 실습 재료를 드라이브 스루나 택배 방식으로 배부, 집에서 실습하는 양방형 원격 수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도성훈 인천시 교육감은 "예체능이나 실험 등 교과목은 교사들이 따로 콘텐츠를 만들어 제공할 것"이라며 "온라인 개학 기간 이론 위주로 수업하고 대면 수업이 재개되면 실습에 집중하는 방식의 커리큘럼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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