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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배트 대신에 의료용 장갑을…마크 해밀턴 화제
입력 2020-04-08 11:09  | 수정 2020-04-15 12:05

미국 뉴욕주 헴스테드에 소재한 도널드&바버라 주커 의과대학은 예정보다 한 달 빠른 오는 10일(현지시간) 졸업식을 치릅니다.

미국 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뉴욕주를 지원하기 위해 조기 졸업을 선택한 것입니다.

예정보다 한 달 일찍 현장에 투입되는 이 대학 졸업 예정 의대생 중에는 전 메이저리거 36살 마크 해밀턴도 있습니다.

해밀턴은 오늘(8일)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내일이라도 전화를 받으면 들어가야 한다"며 "최근 4년간 의사가 되기 위해 공부하면서도 이런 시기에 현장에 들어갈 것이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하지만 내 인생 전체를 돌아보면 어차피 같은 일입니다. 내가 해야 할 일이 있고, 그 일에 내가 필요하다면 모든 능력을 다해서 해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좌타자인 해밀턴은 2006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지명을 받았습니다.

마이너리그에서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2010년 빅리그 무대를 밟았습니다.

2011년에는 당시 세인트루이스의 간판타자였던 앨버트 푸홀스의 1루 백업으로 활약하며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까지 꼈습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경력은 2010년부터 2011년까지 두 시즌 동안 47경기에서 타율 0.197(61타수 12안타) 4타점을 올린 게 전부였습니다.

해밀턴은 이후 마이너리그를 전전한 끝에 2014년 7월 방출됐고, 그는 아버지를 따라 의사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해밀턴의 아버지인 스탠리는 휴스턴의 MD 앤더슨 암센터에서 병리학 및 진단검사의학과에서 오랜 기간 학과장을 맡았습니다.

그는 "내가 의사가 되겠다고 하자 아버지께서는 운동선수로의 재능이 이제는 대가 끊기게 됐다고 농담하시더라"고 소개했습니다.

타석에서 장갑을 끼고 배트를 휘두르던 해밀턴은 이제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뉴욕에서 의료용 장갑을 끼게 됐습니다.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 뉴욕에서는 몰려드는 환자들로 인해 의료진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는 "학교에서 곧바로 코로나19 싸움의 일선에 뛰어든다는 게 겁나기는 하지만 나는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해밀턴은 "의사로 직업을 바꾼 것에 대해 후회는 없다"고 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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