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英 BBC 방송 "중국의 코로나19 승리 선언 눈살 찌푸리게 해"
입력 2020-04-08 11:03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우한으로 향하는 차량들이 지난달 24일 톨게이트에서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우한 당국은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내렸던 외부 통행 제한 조치를 8일부터 해제했다. [신화 = 연합뉴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패닉에 빠트렸지만, 정작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 내려졌던 봉쇄령이 해제됐다. 이제 중국은 코로나19 종식 선언 날짜를 기다리는 모습이다. 하지만 영국 공영방송 BBC는 7일(현지시간) '코로나바이러스: 중국의 성공 주장이 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가(Coronavirus : Why China's claims of success raise eyebrows)'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 당국이 발표하고 있는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불신감을 드러냈다.
최근 마이클 고브 영국 국무조정실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코로나19 보고 중 일부는 바이러스의 규모와 성격, 전염성에 대해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 의원들도 중국이 발병 규모를 낮게 보고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 밖에서 중국을 찬사하는 곳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유일할 정도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중국이 위기를 잘 넘겼다"며 "발병을 탐지한 속도, 그리고 투명성에 대해 헌신했다"고 말했다.
중국을 향한 불신은 중국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크다. 특히 중국 경제에 관한 통계 자료에서 불신이 심하다. BBC에 따르면 대부분의 국가와 달리 중국의 분기별 국내총생산(GDP) 수치는 실제 경제성과를 정확히 반영하기보다는 가이드에 가까운 수치다. 공산당 일당 지배 체재에서는 경제 예측과 목표를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고 BBC는 전했다. 이러한 문화 속에 실무자들은 경제 성장률이 실제 충족되지 않더라도, 현실을 숨기게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정보를 은폐하는 중국 공산당의 행태는 이번 코로나19 초기에서도 나타났다. 우한시 당국도 오래 전에 100여 건이 확인된 1월 초와 우한시 전역에 대한 봉쇄조치가 이뤄진 1월 23일 사이에 조치가 부족했음을 인정했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발병 후 처음으로 우한 지역을 방문했을 무렵, 후베이성을 제외한 중국 본토 전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 감염 확진자는 없었다고 중국 정부는 발표했다. 벤 카울링 홍콩대 교수는 그 시기에 보고된 수치들이 "현지 차원에서 보고서에 나온 정확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판가들은 핵심 단어가 '보고서'라고 BBC가 전했다.
시 주석의 방문 당시 새로운 확진 사례를 공식 수치에 넣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익명의 의사가 언급한 우려를 교도통신이 전했다. 백악관의 공식 정보는 중국의 정보가 '의도적으로 불완전하다(intentionally incomplete)'고 결론 내렸고, 숫자는 '가짜(fake)'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카울링 교수는 "초기 테스트는 축축하게 젖은 우한의 시장과 관련된 심각한 폐렴 사례에만 초점을 맞췄다"며 "발병 초기에는 과소평가가 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무증상자에 의한 감염도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울링 교수에 따르면 일본 요코하마에 정박했던 크루즈선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발생한 발병은 감염자 중 무증상 환자 비율이 약 20%에 달한다.
시 주석은 이미 중국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중국은 코로나19가 크게 번진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에게 의약품을 보내고 있다. 중국 정부는 가능성 뿐인 백신에 대한 첫 번째 실험이 불과 몇 주 만에 완료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중국이 제공하는 정보가 정확하든 그렇지 않든, 발원 국가인 중국이 그 바이러스의 종식을 기대하고 있다고 BBC는 덧붙였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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