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부동산] 29층 짜리 아파트에 20가구만 산다?…`이색 건축안` 눈길

29층 높이 아파트에 단 20가구만 산다면 어떤 모습일까? 최근 서울시에 이처럼 이색 아파트를 짓겠다는 제안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7일 매일경제신문이 취재 결과 서울시는 최근 열린 제3차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한강변 중·저층 관리기준 완화'안을 심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색적인 부분은 29층 규모에 단 20가구만 수용할 수 있는 아파트가 안건으로 올라왔다는 점이다. 차량용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각 층에 5대 가량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거주자들의 사생활을 철저하게 보호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건물 모양은 'ㄴ'자 형식으로 지어 전면부는 15층 높이로, 후면부는 29층으로 설계했다.

포르쉐디자인타워 마이애미 [사진 제공 = 포르쉐디자인닷컴]

제안자가 도시계획위원회를 찾은 이유는 서울시의 층수 규제 때문이다. 한강변 관리기본계획에 따라 한강변 인근 용지에는 15층 이상의 건물을 지을 수 없다. 건물 높이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한다.
아파트 용지로 지목된 곳은 서초구 잠원동 55 인근으로 올림픽대로와 한강공원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해당 용지는 반포아파트지구 3주구 개발잔여지로 현재는 차량 정비소로 쓰이고 있다. 제안자는 조망권과 교통이 훌륭하다는 장점을 살려 프리미엄 아파트로 공급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포르쉐디자인타워 마이애미 [사진 제공 = 포르쉐디자인닷컴]

서울시는 해당 안건을 부동의 처리했다. 발상은 획기적이지만 15층 규제를 완화할 정도까지는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서울시 관계자는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는 건축물이라 반려했다"고 답했다.
서울시의 반려 결정과는 달리 이같은 컨셉의 초고층 아파트는 이미 해외에서 선보이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서니아일스 비치의 초고층 아파트 포르쉐디자인타워가 그것이다. 상류층 은퇴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에 랜드마크 주거로 들어가 시거스와레즈아키텍트가 설계하고 포르쉐디자인이 브랜딩한 건물로 60층 규모다. 럭셔리 컨셉의 초고층 아파트는 주차장이 각 실 옆에 딸려 있어 철저하게 사생활을 보호하는 상류층 니즈를 맞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축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