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하필 이런 시국 `배달 사고` 낸 유니클로 대표 해명은…
입력 2020-04-07 09:56 

일본 불매운동으로 돌이키기 힘든 외상을 입은 유니클로가 이번엔 '구조조정을 추진한다'는 내용의 대표 이메일이 공개돼 내상을 입었다. 안 그래도 매출 급감에 코로나19 사태로 구조조정이란 불안감을 느끼던 직원들은 크게 동요하는 모습이다.
7일 유니클로 및 직장인 전용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블라인드의 유니클로 게시판에 따르면 유니클로 한국 법인인 에프알엘코리아 배우진 대표는 지난 2일 인사 부문장에게 인력 구조조정 계획 내용의 이메일을 전달했다.
배 대표는 이메일에 "어제 회장님 이사회(에서) 보고를 드렸고, 인사 구조조정에 대해 관심이 많다"며 "보고 내용대로 인원 구조조정이 문제 없도록 계획대로 꼭 추진을 부탁한다"고 적었다.
에프알엘코리아 9명의 이사 중 현재 회장 직함을 가진 이사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야나이 다다시 일본 패스트리테일링 회장 2명 뿐. 이 같은 민감한 내용의 이메일은 배 대표가 실수로 다른 임직원을 참조에 넣어 보내며 외부에 알려지게 됐다.

메일이 공개되자마자 직원들은 크게 동요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불매운동을 겪으며 구조조정 얘기가 나왔던터라 직원들은 "예상은 했지만 충격적이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배 대표는 일본 불매운동으로 각종 구설에 휘말린 유니클로에서 내부적인 해법을 찾기 위해 지난해 말 대표에 연임이 됐다. 때문에 직원들이 구조조정 관련 메일 건에 대해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배 대표는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신 회사 측에서는 "이번 메일 건은 구조 개혁의 효율을 높이는 논의과정 중 개인적인 실수로 잘못 발신된 것"이라며 "인적 구조조정과는 무관하며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도 아니다"고 밝혔다.
유니클로는 배 대표의 메일 발송 후 현재 직원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각 부서별 부서장 및 팀장을 통해 계속 관련 설명을 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악화일로인 기업 실적은 직원들의 불안감에 기름을 붓는다.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액으로 9749억원을 기록, 2014년(1조356억원)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1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전년과 대비해서는 매출이 30% 이상 급감했다.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일본 불매운동 뿐 아니라 코로나19 장기화로 소비심리 자체가 위축된 상황에서 올해 실적 역시 비관적이다. 과거 대형 쇼핑몰과 백화점 등에서 서로 모시기에 나섰던 유니클로는 방을 빼거나 뺄 처지에 놓여 있다.
힌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비단 유니클로 뿐 아니라 스파(SPA) 브랜드 자체의 인기가 시들해졌다"며 "가뜩이나 불매 운동으로 여론이 좋지 않고, 대형 면적을 차지하지만 운영 효율이 나지 않는다면 매장 재입점 여부를 다시 생각해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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