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4·15 핫스팟/서울 노원병] 김성환 vs 이준석…익숙함과 새로움 `리턴매치`
입력 2020-04-07 06:01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이준석 미래통합당 후보.[사진 출처 = 김성환 페이스북, 이준석 페이스북]

서울 노원구병 지역구는 '구청장 출신 현역의원' 더불어민주당 김성환(55) 후보와 '35세 젊은피' 미래통합당 이준석(35) 후보가 '리턴매치'를 펼치는 곳이다. 노원병 지역은 19·20대 총선과 재보궐 선거에서 통합당 후보는 모두 탈락의 고배를 마신 통합당의 험지 중의 험지로 꼽힌다. 지난 18대 대선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득표율 53.44%로 박근혜 전 대통령(46.56%)을 이긴 바 있다.
이에 김 후보는 안정적인 '굳히기'에 나섰고, 이 후보는 유권자들이 현역 의원이란 '익숙함'을 떨쳐낼 만한 '새로움'을 보여주기 위해 더욱 힘을 쏟아 붓는 모습이다.
김 후보는 구의원과 서울시의원, 민선 5기·6기 노원구청장을 거쳐 지난 2018년 재·보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했다. 김 후보는 노원에서만 30년 가까이 정치 활동을 해온 '지역 일꾼'으로서 단단한 조직력을 갖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박근혜 키즈'로 정가의 이슈를 몰고 다니는 이 후보는 젊음을 무기로 '세대 교체'를 주장하며 김 후보에 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노원병 세 번째 출마인 이 후보는 '상계의 아들'을 자처하며 지역구를 향한 자신의 진심을 어필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6일 오전 8시20분께 수락산역 출근길 유세에 나선 두 후보의 모습도 사뭇 달랐다. '경륜'의 김 후보는 출근하는 주민들을 아우르며 현역 의원다운 여유로운 모습으로 인사를 나눴다. 김 후보는 가볍게 돌아다니며 유권자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친근하게 다가가 주먹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반대편에서 이 후보는 개찰구 바로 앞에서 주민 한 명 한 명의 눈을 맞추며 자신의 얼굴을 알렸다. 이 후보는 한 명의 표심이라도 사로잡기 위한 모습으로 '신입 사원'처럼 깍듯하게 인사를 나눴다. 이 후보는 유세를 돕는 사람들이 모두 퇴장한 뒤에도 혼자 인사를 건넸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수락산역에서 유권자들과 주먹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출처 = 김성환 인스타그램]
노원병은 안철수 국민의 당 대표의 지역구였던 만큼 중도 표심이 두드러진다. 안 대표는 노회찬 전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열린 2013년 재보궐 선거에서 득표율 60.46%로 압승을 거뒀고 20대 총선에서도 52.33%로 당선됐다.
안 대표가 대선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한 후 이뤄진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당의 김 후보(56.43%)가 이 후보(27.23%)를 제치고 당선됐다.
이날 수락산역 인근 카페 운영 중인 조 모씨(여·53)는 "저는 중도를 지향하기 때문에 항상 민주당을 찍어왔다"며 "이번에도 민주당 김 후보를 찍을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어 조 씨는 "이전에는 안 대표가 수락산역 근처에 살아 안 대표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면서도 "요즘에는 코로나19로 인해서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도 않고 안 대표도 출마하지 않아서 민심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수락산역 인근에서 만난 금 모씨(여·24)도 "민주당을 지지해 와서 이번 선거에서도 민주당 김 후보를 찍을 예정"이라며 "제 또래 친구들도 통합당보다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많은 것 같다"고 답했다.
이준석 미래통합당 후보가 마들역에서 유권자들에게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이준석 페이스북]
이처럼 통합당에는 대표적인 '험지'로 꼽혔던 노원병이지만 이번 총선에선 기대를 걸어볼 만 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코로나19 사태로 현재의 삶에 지친 지역구민들이 현재의 어려움을 돌파할 '새로움'에 대한 갈증이 높기 때문이다.
이날 마들역 인근에서 만난 김 모씨(64)는 "찍을 만한 사람이 없어서 투표를 안 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면서도 "이 후보는 젊으니까 참신하다는 생각에 표를 주고 싶은 마음이 들고, 이 후보가 젊은 피로서 일을 더 열심히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수락산역 인근에서 만난 엄 모씨(73)도 "당을 보기보다는 열심히 일할 사람을 뽑아와 이전에도 이 후보를 지지했다"며 "이 후보가 젊고 똑똑해 보여 일을 잘 할 것 같다고 생각해 이번에 이준석 후보를 뽑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하버드 대학을 나온 똑똑한 사람이 정치도 잘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두 후보 모두에게 부정적인 유권자도 있었다. 마들역 인근 편의점에서 만난 임 모씨(24)는 "이번엔 누구도 찍지 않고 기권할 생각"이라며 "어딜 찍어도 'X판'이라 이제 포기한 상태"라고 털어놨다.
임 씨는 "이번에 후보들 공약을 보니 다들 총선만 보고 세금만 축내는 것 같다"며 "주변 친구들도 투표를 하지 않을 거라고 얘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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