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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프레임 4.0] 위기후 반등은 4차산업혁명株가 이끈다
입력 2020-04-06 17:50  | 수정 2020-04-06 19:28
'이번만은 다르다'란 얘기는 주식시장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상승장에서는 상승장대로 매번 다른 이유로 끝없는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이번만은 다르다는 착각 속에 상승의 끝을 맞이한다. 반대로 하락장에서도 역시 이번에는 과거와는 다른 이유로 다가오는 경제위기로 영원히 추락할 것만 같았다.
분명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의한 경기 침체도 깊어질 것이라 현시점은 투자에 대한 고민이 커지는 시기다.
결국 주가는 기업가치의 함수다. 과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업이익 하락과 주가 바닥의 경험을 비교해보자. 2008년 글로벌 증시는 급격한 안전자산 선호의 충격으로 단기적으로 1차 바닥(2008년 11월 21일)을 기록한 이후 회복되는 듯 보이다가 실적의 급격한 하향 조정으로 다시금 2차 바닥(2009년 3월 13일)이 형성됐다. 또 그 당시 실제로 2차 바닥의 주가 레벨이 1차 바닥보다 더 낮았다. 달러 인덱스나 변동성 지표 같은 시장의 심리지표는 개선됐지만, 실적에 대한 실망으로 1차보다 더 낮은 주가 바닥을 생성한 것이다.
물론 과거와 비교하기에는 금융위기 시기와 현재 상장회사들의 산업 구성은 매우 다르다. 당시 미국 기업이익은 고점 대비 30% 가까이 하향 조정됐는데, 그때는 에너지·자동차·석유화학 같은 경기 순환 업종(구경제)의 이익 비중이 31%로 컸던 반면 현재는 16%로 매우 낮아졌다. 그래서 예상되는 유가 하락, 고용 침체, 경기지표 쇼크 등의 상황이 기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그때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관건은 현재 60%에 해당하는 신경제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정보기술(IT) 업종의 실적 변화다. 만약 이번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이익 감소가 과거와 다른 정도라고 한다면 그것은 4차 산업혁명 관련 업종의 강한 이익 견인력 때문일 것이다.
한국 상장기업은 금융위기 시절 약 40%의 이익 감소가 있었다. 당사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코로나19 위기로 금융위기 시와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질 경우 올해 영업이익이 2월 추정치 대비 23% 추가적인 하향 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 업종은 실적 하향 조정 이후에 연간 기준으로 전년 대비 약 3%, 유통·화장품 업종 49%, 은행 46%, 자동차 25% 등의 하향 조정이 예상된다. 유틸리티 업종은 저유가로 인한 원가 하락으로 이익이 소폭 상향 조정됐고 제약·바이오, 온라인 유통, 음식료, 인터넷·소프트웨어 업종은 하향 조정폭이 거의 없었다는 게 특징이다.
현재 코스피는 최대 37% 급락한 후 반전하고 있다. 당사 애널리스트가 분석한 최악의 경우를 기준으로 국내 기업의 하향폭(23%) 수준이 선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위기와의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4차 산업혁명 중심의 산업 구성이다. 주식시장에서 실적 쇼크 우려가 예상보다 크지 않다면 결국 주가의 추가적인 급락폭은 작을 가능성이 높다.
지금과 같이 변동성이 큰 시기에는 주가의 단기적인 상승과 하락을 보고 투자해서는 안된다. 긴 흐름에서 기업가치 훼손이 크지 않을 산업과 우량주 위주로 장기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2분기까지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변동성 큰 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시장보다는 장기 투자할 종목에 대한 분석과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4차 산업혁명 관련 업종의 성장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강하고 빨라질 것이다. 우선 '비대면 서비스산업'의 성장이 예상된다. 온라인 구매, 택배, 물류, 디지털금융, 소프트웨어 산업의 발전이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 그 산업들의 배경이 되는 5세대(5G),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과 같은 4차 산업혁명 또한 제2의 도약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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