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다가온 코로나19 충격…삼성전자 1분기 실적 괜찮을까

오는 7일 삼성전자가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코로나19가 실적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전망은 어둡다. 당초 예상과 달리 코로나19 여파가 생각보다 빨리 실적에 반영되면서 최악의 경우에는 영업이익이 6조원을 밑돌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은 확실시되나 일각에선 6조원을 밑돌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55조5500억원, 6조1000억원 내외다. 어닝 쇼크를 기록한 전년 대비 매출은 3조원 이상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증권사들이 한 달 전 제시한 수치와 비교하면 매출은 2%, 영업이익은 7.3% 줄었다.
앞서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여파가 2분기는 돼야 수치에 반영될 것이라 분석했다. 하지만 미국·유럽 등 삼성전자 주요 소비시장에서 코로나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3월을 기점으로 삼성전자 세트 타격이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스마트폰 수요가 급감했고, 최근 출시된 갤럭시S20 부진은 실적 감소가 주 원인"이라며 "특히 IM(IT·모바일)부문 예상 영업이익은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 이후 3년 반 만에 최저 수준일 것"이라고 했다.
가전과 디스플레이 상황도 마찬가지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1분기 1분기 CE(소비자가전)부문 영업이익은 3860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하 수준이다. 디스플레이 부문도 4분기 만에 적자 전환안 3450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KTB투자증권은 "가전의 경우 1~2월 중화권 경쟁사 생산 차질로 반짝 반사이익을 봤지만, 3월부터는 북미·유럽 수요 악화 영향이 본격화됐다"고 분석했다.

이런 와중에 반도체 사업부문은 1분기 비교적 약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 영상회의 등이 늘면서 서버 투자가 확대되고 있어 반도체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난 덕이다.
이는 최근 일부 D램 가격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에 주로 사용되는 DDR4 8기가비트 D램 제품의 고정 거래 가격은 3월 평균 2.94달러를 기록했다.
전달 대비 2.1% 올랐다. 1월 2.84달러로 13개월 만에 반등한 DDR4 8기가비트 D램 고정 가격은 2월 2.88달러를 기록한데 이어 3월까지 3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한 51조원, 4% 줄어든 6조원으로 예상한다"며 "IM부문 실적 하락이 예상보다 크고 비메모리반도체 일부 제품군에서 가동률 하락이 나타나고 있지만 우호적인 메모리반도체 가격·환율 여건으로 메모리반도체 사업부 실적은 반등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최악의 경우에는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6조원을 밑돌 것이란 분석도 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가 B2C 산업에 크게 영향을 미치면서 삼성전자 IM부문 실적의 불확실성이 가장 크다"며 "최고급 스마트폰 판매 둔화 등을 고려해 1분기 영업이익을 5조7000억원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IM부문과 CE(소비자가전)부문 제품 출하 감소의 영향으로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은 5조8000억원으로 컨센서스를 밑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2분기부터다. 코로나19 여파가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어서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반도체를 제외한 사업 부문 모두 전망이 밝지 않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분기 IM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4%, CE 부문은 70% 감소가 예상된다. 디스플레이 이익 감소 전망치는 전년 대비 80%에 달한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스마트폰, TV 수요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해외 생산량도 위축되면서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CE 부문도 올림픽 연기와 미국·유럽 경기 위축으로 2분기 실적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지털뉴스국 김승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