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계은퇴 선언한 `임종석`, 마이크 잡고 野후보들 비판한 까닭
입력 2020-04-06 09:44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이 출마한 서울 광진을 지역구에 발을 디딘 모습이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작년 11월 정계은퇴를 선언했던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수도권을 돌며 4·15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들 지원사격에 나섰다. 임 전 실장은 이 과정에서 '제1야당' 미래통합당 후보들을 향해 날선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임 전 실장의 첫 민주당 후보 지원유세는 지난 2일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이 출마한 서울 광진을 지역구다. 임 전 실장은 당시 고 후보 경쟁자인 미래통합당 소속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향해 "오 후보는 광진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며 "(오 후보) 마음은 콩밭에 간 것인지, (총선은) 잠시 묵는 과객정치"라고 비판했다. 이는 오 후보가 통합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점을 부각시킨 말이다. 오 후보가 곧 열릴 2022년 대통령선거 등 중앙정치에 치중하기 위해 광진을 지역구를 발판으로 삼았음을 우회적으로 꼬집은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임 전 실장은 지난 5일엔 이수진 전 판사가 출마한 서울 동작을 지역구로 갔다. 임 전 실장은 이 후보의 경쟁자인 통합당 소속 나경원 전 원내대표를 향해 "제20대 국회가 가장 많이 싸우고 일 안한 책임은 나 후보의 것"이라며 "싸움꾼 (나 후보를) 몰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당 원내대표 때인 지난 2018년 12월15일 당선된 지 4일만에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방안' 합의문에 서명했다. 그러나 2019년 3월10일 '비례대표제 폐지안'을 꺼내 여당과 다른 야당을 혼란스럽게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로 인해 당시 정국은 장기간 얼어붙었다. 임 전 실장이 이 점을 우회적으로 부각한 것이다.
정계은퇴를 선언한 임 전 실장이 총선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정계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여권관계자는 6일 매경닷컴과의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이 아닌가"라며 "아무래도 이번 총선의 결과가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을 바라보는 민심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에 임 전 실장이 나선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한편 임 전 실장의 직격탄 난사에 통합당 후보들도 반론을 꺼내 맞불을 놨다. 오 후보는 지난 3일 언론인터뷰를 통해 "임 전 실장도 다녀가고 있으나 정작 고 후보 선거에서 고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나 후보 역시 지난 5일 입장문을 통해 "국회를 우습게 여기는 문재인 정권 핵심인물인 임 전 실장이 감히 '싸움'이란 단어를 입에 올리니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며 "친문 비리 게이트 수사(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등)로 궁지에 몰린 임 전 실장이 국민을 기만하는 궤변을 쏟아냈다"고 받아쳤다.
[디지털뉴스국 우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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