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소상공인 대출승인 `속도 Up`…신한銀, 블록체인 기술 도입
입력 2020-04-05 18:32 
진옥동 은행장
#수도권에서 반려견 생활용품 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지난달 초 코로나19 소상공인 대출 신청 후 기약 없는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 지역센터, 신용보증재단, 은행 등을 수차례 방문해가며 대출을 신청했지만 한 달이 다 된 지금까지 소식이 없다.
A씨는 "대구 등 특정 지역은 접수가 폭주해 대출 승인까지 3개월 이상 걸린다는 얘기도 들었다"며 "혹여 대출이 제때 나오지 않을까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 이후 소진공 대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대출을 받기까지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데다 시간도 오래 걸려 소상공인들 원성이 크다.
A씨가 신청한 대리대출(소진공 접수 은행이 집행하는 정책자금 대출)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승인까지 2~3주의 꽤 긴 시간이 걸렸는데, 최근에는 수요 폭증으로 수개월까지 소요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소상공인의 이런 불편을 없애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과 접목해 대출 집행까지 걸리는 시간을 절반으로 줄이는 작업에 착수했다. 블록체인을 활용해 금융사의 업무 절차를 효율화하는 실질적인 첫 사례로도 주목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5일 "올해 8월 출시를 목표로 '블록체인 기반 소상공인 정책자금 관리 플랫폼'을 구축한다"며 "은행과 소진공이 블록체인으로 고객 정보를 공유해 실시간 대출 한도를 확인할 수 있고, 고객은 은행을 한두 번 방문하면 열흘 안에 정책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과 소진공에 따르면 정책자금 신청자가 기관에 방문하는 횟수는 여태까지 최소 3회, 평균 5회 이상이었다. 차주의 대출 현황을 기관끼리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시스템도 마련돼 있지 않아 확인·승인 절차를 위해 문서를 주고받아야 하는 등 절차도 복잡했다. 이 때문에 정보 누락 가능성이 상존했을 뿐 아니라 고객에게 돈이 입금되기까지 평균 3주 이상이 걸렸다.
이에 소진공과 신한은행은 지난해 11월 업무협약을 맺은 후 최근 본격적으로 플랫폼 구축 작업에 착수했다. 플랫폼이 완성되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대출신청과 신용보증서를 전자화해 기관별 대출 심사 시간이 대폭 단축된다. 대출 관련 정보 관리가 실시간으로 가능해지는 것은 물론 고객의 방문 횟수는 평균 2.5회, 대출 승인 기간은 10일 내외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블록체인 플랫폼이 생기면 향후 소상공인 정책자금 대출을 전면 비대면화하는 상품 개발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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