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노동부, 국가기술자격 시험 강행…"취업준비 악영향 없어야"
입력 2020-04-05 10:31  | 수정 2020-04-12 11:0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한동안 중단됐던 국가기술자격 시험이 5일 전국적으로 치러졌습니다.

정부는 수험생들이 1m 이상 떨어지게 하는 등 방역 조치를 했지만, 전 국민적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계속하는 상황에서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시험을 시행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국가기술자격 정기 검정인 제1회 기능사 실기시험과 제67회 기능장 필기시험을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두 시험에 모두 2만5천245명이 응시했다. 기능사 실기시험은 전국 216개 시험장에서, 기능장 필기시험은 전국 44개 시험장에서 치러졌습니다. 결시자가 없다면 1개 시험장에 평균 97명의 수험생이 들어가는 셈입니다.


1만3천696명이 응시한 기능사 실기시험은 용접 기능사를 포함한 56개 종목으로, 이 가운데 46개는 작업형 시험, 10개는 필답형 시험으로 진행됐습니다. 응시자가 1만1천549명인 기능장 필기시험은 가스 기능장을 포함한 22개 종목입니다.

앞서 노동부는 지난달 22일 치를 예정이었던 국가기술자격 정기 검정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이달 25일로 연기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시험은 예정대로 치르기로 한 것입니다.

노동부는 이번 정기 검정을 연기하면 일부 수험생이 국가기술자격 취득 지연 등으로 불이익을 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내부 논의를 거쳐 연기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험 연기가 산업 현장에 필요한 기술 인력 수급과 청년 취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습니다.

노동부는 이날 시험장에서 코로나19 감염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한 방역 조치를 했습니다.

수험생은 모두 1m 이상 거리를 유지하고 마스크를 쓰도록 했습니다. 시험장에 들어갈 때는 세정제 등으로 손을 소독하게 했습니다.

또 발열 체크를 해 열이 나는 수험생에게는 응시 자제를 권고하되 본인이 응시를 원할 경우 별도의 공간에서 시험을 보도록 했습니다.

이 밖에도 시험을 앞두고 응시자들에게 코로나19 확진자, 유증상자, 자가격리자 등은 응시가 불가능하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중앙방역대책본부를 통해 응시자 전원의 코로나19 확진자 접촉 여부 등을 조회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이달 19일까지 2주 연장한 상황에서 대규모 시험을 치르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노동부는 이번 정기 검정을 예정대로 치른다는 점을 산업인력공단을 통해 수험생들에게는 공지했지만, 언론 등에 예고하는 방식의 대국민 설명과 여론 수렴 과정은 다소 느슨한 모습이었습니다.

다수의 수험생을 한곳에 모으는 것은 코로나19 방역에 악영향을 줄 수 있고 불안감을 유발할 수도 있는 만큼, 공론화를 통해 시험의 필요성 등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것은 문제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노동부는 오는 6일부터는 국가기술자격 상시 검정도 재개할 방침으로 알려졌습니다. 노동부는 코로나19가 한창 확산하던 지난달 1∼14일 한식 조리사를 포함한 상시 검정을 전국적으로 중단했고 이 조치를 지난달 말까지 연장했습니다.

정기 검정과는 달리 상시 검정은 매주 치러지는 시험입니다. 이번 주부터 시험을 계속 진행하게 된다는 얘기입니다. 노동부는 상시 검정도 엄격한 방역 조치 아래 진행할 것 이라고 밝혔습니다.

임서정 노동부 차관은 이날 기능사 실기시험이 치러진 서울 용산공업고등학교를 방문해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점검하고 수험생들이 안전한 상태로 시험을 보는지 확인했습니다.

임 차관은 "철저한 감염병 예방 조치로 수험생들이 안심하고 국가기술자격 검정 시험을 치를 수 있게 함으로써 국민의 생업 활동을 지원하고 취업 준비에도 차질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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