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낙연 "미워하지 않겠다" vs 황교안 "이 정권을 미워한다"
입력 2020-04-04 11:52  | 수정 2020-04-05 09:59
이낙연 황교안, 주말에도 종로 유권자 찾아서 [사진 = 연합뉴스]

서울 종로에서 펼쳐지는 '대선 전초전'의 경쟁자이자 여야의 4·154 총선 선거운동을 이끄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과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4일 극명하게 다른 '총선 메시지'를 내놨다.
이 위원장은 '황 대표를 미워하지 않겠다'며 이번 총선에서 대립을 자제하고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여야가 힘을 모으자고 했으나, 황 대표는 '이 정권을 미워한다'며 3년간 무능함을 보여준 문재인정부를 심판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 위원장은 이날 종로 명륜동 유세에서 "우선 저부터 황 대표와 생각이 다르더라도 미워하지 않겠다"며 "혹시 제 마음속에 (황 대표를) 미워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나온다면 입을 꾹 다물고 반드시 참겠다"고 말했다. 이어 "황 대표를 너무 미워하지 말아달라. 그리고 (황 대표 지지자들도) 저 이낙연을 미워하지 말아달라"며 "우리는 협력해서 나라를 구해야 할 처지"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국민과 정부에 감사를 표시하기도 했다. 그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우리가 더 빨리 이겨낼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우리 국민이 너무 위대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방역체계 또는 방역기술을 본받아간 나라가 세계 121개 나라다. 대단한 일"이라며 "생각이 다른 분이 있을 수 있지만 저는 제 양심을 걸고 정부에 수고한다고 말하고 싶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총리에게도 감사하다"고 했다.

이처럼 국난극복을 위해 정부를 중심으로 힘을 합쳐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놓은 이 위원장과 달리 황교안 대표는 총선을 통해 이번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모든 것은 무능한 정권의 문제다. 권력에 눈먼 자들이 제구실을 못 해 우리가 지금 험한 꼴을 보고 있는 것"이라며 "이들을 미워한다. 내 아버지, 어머니의 자부심마저 망하게 하지 않았느냐. 나에게 저주를 일으키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황 대표의 '미워한다'는 언급이 이 위원장의 "황 대표를 미워하지 않겠다"는 발언에 대한 반응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황 대표 캠프 측은 "'미워한다'는 표현은 특정 개인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문재인정부의 독단, 무능을 향해 이야기기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안보 등 다양한 측면에서 위기에 빠진 문재인정부에 대한 감정을 표현했다는 것이다.
황 대표는 이날 가회동 유세에서도 "멀쩡하게 잘 살던 이 나라가 불과 2∼3년 만에 완전히 망해버렸다. 총체적 난국"이라며 "대한민국 경제와 안보를 국민이 지켜야 하는 나라는 비정상이다. 비정상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일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