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은행 문 열자 수십명 노인들이 우르르…무슨일이?
입력 2020-04-04 08:05 
epa08341913 Older adults wait their turn in line to collect Renta Digna (social income), in El Alto, Bolivia, 03 April 2020. Bolivia is living this Friday the first day of the collection of a specific social income due to the COVID-19 crisis, which once again brought the elderly, the most vulne...

전 국민 강제격리령으로 한산했던 아르헨티나 거리가 3일(현지시간) 곳곳에서 인파로 북적였다.
보름 만에 은행이 문을 열자 연금을 찾으러 온 노인들이었다.
아르헨티나 일간 라나시온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아르헨티나 곳곳의 은행 앞에 연금을 인출하려는 노인들이 수백 미터씩 줄을 섰다. 마스크를 쓴 노인들도 일부 있었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는 온데간데없이 서로 바짝 붙어 길게 늘어섰다. 코로나19에 특히 취약한 노인들이 감염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된 것이다.
아르헨티나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달 20일을 기해 봉쇄령을 내렸다. 생필품과 의약품 구매를 위해 가까운 거리를 이동하는 것 외에는 전 국민이 집에 머물러야 한다. 은행도 문을 닫고 현금자동입출금기(ATM)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문제는 ATM을 이용하지 못하는 이들이었다. 특히 ATM 사용에 익숙하지 않아 창구 업무에 의존해온 고령의 연금 생활자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민원이 빗발치자 아르헨티나 정부는 3일 처음으로 은행 문을 열기로 했다.
창구 업무가 필요한 연금 생활자나 정부 보조금에 의존하는 저소득층 등만 은행 외출을 허용했다.
현금 없이 지내야 했던 사람들은 한꺼번에 은행에 몰렸다.
쌀쌀한 날씨에도 은행 앞에서 밤을 보낸 사람도 있었고, 여러 시간 서서 기다린 노인 일부는 실신하기도 했다고 현지 매체 인포바에는 전했다.
코로나19 감염도 걱정이지만, 연금 없이는 생계가 힘든 노인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노인들은 마스크와 장갑을 끼고 간격을 유지하려고 애썼지만,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간격 유지가 쉽지는 않아 집단 감염 우려가 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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