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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주부도 `페이`로 쇼핑…`언택트 결제액` 30% 쑥
입력 2020-04-03 17:42  | 수정 2020-04-03 20:00
코로나19로 '언택트(untact·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금융권에서도 '비대면의 강자'인 핀테크와 디지털금융 서비스가 뜨고 있다. 언택트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면서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방식을 뜻한다. 식당에 가는 대신 배달 주문을 하고, 직접 가게에 가기보다 온라인으로 물품을 구매하는 현상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간편결제 서비스인 각종 '페이' 업체가 코로나19로 온라인 결제가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수혜를 보고 있다. 사람들이 외출 대신 집에서 생필품과 음식 등을 주문하면서 이들 업체를 이용하는 사례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 온라인 결제업체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2·3월이면 전년보다 거래액이 15~20% 증가하는데 지난달에는 30% 가까이 늘어났다"며 "'페이'를 이용한 결제액도 덩달아 증가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간편결제란 신용(체크)카드 정보를 스마트폰에 저장해두고 생체인증이나 비밀번호 입력 등으로 결제하는 방식이다. 간편결제 업체 결제액 중 90% 이상이 카드를 이용한 것이다. 카드 정보를 입력하는 기존 방식보다 간편해 2030세대를 중심으로 온라인 결제 시 많이 사용한다.
실제 온라인 카드 결제액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신한·삼성·KB국민·현대·비씨·롯데·우리·하나카드 등 8개 전업 카드사에 따르면 3월 2주차까지 온라인 카드결제 비중은 28%를 기록했는데, 이는 2월 24.2%보다 3.8%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코로나19가 확산세로 진입한 지난 2월에는 온라인 신용카드 결제액이 9조4625억원으로 전년 동월(7조473억원) 대비 34.3%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오프라인 신용카드 결제액은 30조1570억원에서 30조1901억원으로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업계에서는 온라인 카드결제액의 절반 정도가 간편결제를 통한다고 본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마다 다르지만 지난해 말 기준 온라인 카드 결제액 중 40~60%가 카카오나 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 업체를 이용한 거래"라고 말했다.
간편결제 업체로서는 코로나19라는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상황이다. 네이버나 카카오 등은 전자지급결제대행업자(PG사)로도 등록돼 있어 결제액이 늘어날수록 온라인 가맹점에서 받는 수수료가 많아진다. PG사는 온라인 결제 시 전자결제를 대행해주고 수수료를 받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 하루 평균 이용 건수는 602만건으로 전년보다 56.6% 증가했다.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에 대한 지원과 관련해서도 '핀테크 역할론'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까지 코로나19 대응책으로 정부가 내놓은 금융 지원은 저금리 신규 대출과 기존 대출 상환 유예 등에 방점을 찍고 있다.
다만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 등 비대면 거래를 유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 점포 등 밀폐된 공간에 장시간 대기하며 대면 거래를 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또 대다수 소상공인은 이미 대출을 들고 있기에 신규 대출을 받는 것에 부담감을 느낄 수 있다. 빚을 빚으로 막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체 자영업자 대출은 670조원에 달한다. 특히 연간 소득이 3000만원 이하인 저소득 자영업자 대출 중 저축은행·여신전문금융회사·대부업 등 고금리 대출 비중이 12.4%다.
전통 금융과 달리 비대면을 기반으로 하는 핀테크가 이런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기존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갈아탈 수 있도록 대환 대출을 '중개'해주는 플랫폼 '싸니자로' 등 혁신 서비스들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핀테크 업체 피노텍이 현재 시범 운영 중인 싸니자로는 금융위원회 지정대리인 서비스로 지정된 바 있다. 현재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등과 협력해 서비스를 완성해 나가고 있다.
코로나19는 그동안 오프라인을 고집하던 고령층 소비자에게도 비대면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계기가 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존 소비 습관은 쉽게 바꾸기가 어려운데, 코로나19로 인해 핀테크나 비대면 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은 연령층이 자연스럽게 디지털 금융에 노출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강래 기자 / 이새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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