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현금곳간 채우는 기업들…107조 `역대 최고`
입력 2020-04-03 17:36  | 수정 2020-04-03 19:38
지난해 50대 대기업 현금 보유액이 4% 증가했다. 현금자산 보유 규모는 역대 최고치다. 자산 증가 사유는 달러자산 가치 상승, 투자 유치와 구조조정, 재고조정 등 다양했다.
3일 매일경제와 DB금융투자가 각 사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50대 기업이 보유한 현금·현금성자산은 107조712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고치로 지난해 대비 약 4% 늘어난 규모다. 50대 기업은 금융회사를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다. 현금·현금성자산이 늘어난 기업은 35곳, 줄어든 회사는 15곳으로 나타났다. 현금성자산은 예금 등을 일컫는다.
현금 보유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회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로 집계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현금자산은 2018년 176억원에서 지난해 1251억원으로 609.9% 급증했다. 이 회사의 현금자산은 모두 요구불예금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말 달러값이 비싸지면서 보유 달러자산의 평가가치가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일 500억원을 삼성증권의 특정금전신탁(MMT)에 예금했다.
이마트는 현금성자산이 2018년 2837억원에서 지난해 6810억원으로 140.1% 뛰어올랐다. 지난해 부진한 실적에도 현금자산을 늘려 유동성을 확보한 것이다. 지난해 이마트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7% 급감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SSG닷컴에서 외부 투자금액을 유치하면서 현금자산이 늘었다"면서 "13개 점포 매각도 현금성자산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보유 현금이 1년 새 86.2%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자산은 4조2687억원에 이른다. 예금이 4조2686억원이며 나머지는 현금이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 등 어려운 경기 상황 등을 감안해 현금 유동성을 강화했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코스피 상장사 중 가장 많은 현금을 보유한 삼성전자의 현금성자산은 26조8860억원에 달했다.
[정승환 기자 / 김규식 기자 / 신유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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