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디지털 정부` 싱가포르의 실험…국영 어플로 재난 소득 바로 꽂아준다
입력 2020-04-03 11:48 
[사진 = 싱가포르 페이나우]

싱가포르에서 '코로나19 재난 소득'을 받으려면 대부분 국민은 가만히 있어도 된다. 수령액 통지부터 송금까지 정부가 구축해둔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으로 집행되기 때문이다. 재난소득 지급 방식을 두고 혼란에 빠진 대부분 국가와 달리 일찍부터 '디지털 정부'를 준비해왔던 싱가포르가 각광을 받고 있다.
3일 싱가포르 정부의 '예산2020' 웹사이트에 따르면, 정부는 8월 말까지 공인 디지털 결제 플랫폼인 '페이나우(paynow)'와 연동된 은행 계좌에 곧바로 이체하겠다고 밝혔다. 2017년 7월 도입된 페이나우는 싱가포르 9개 은행과 연동돼 은행과 계좌번호를 알 필요 없이 전화번호만으로 자동이체할 수 있는 서비스다. 싱가포르 국회에 따르면, 2019년 9월 기준 20~75세 사이 페이나우 가입자는 280만명에 달해 전 국민의 65%를 차지한다. 한 달 거래 건수는 500만 건을 넘고, 10억싱가포르 달러를 웃돈다. 싱가포르 정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재난 소득을 받기 위해 '페이나우' 가입을 독려하는 한편, 미가입자에겐 수표로 지급할 예정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또 오는 8월까지 재난 소득 대상자에게 수령 가능액을 문자 메시지로 공지할 예정이다. 정부부처 60곳과 민간이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도록 2003년 도입한 전자정부 인증서비스인 '싱패스(SingPass) 덕분에 빠른 소통이 가능해진 것이다. 우편으로도 대상 여부를 확인하는 내용을 전달하기로 했다.
싱가포르는 2017년 5월 '디지털 정부'를 국가적 이정표로 삼고 정부와 국민 간 정보 교환을 위한 시스템 구축에 매년 24억 싱가포르달러 규모를 투자해왔다. 모든 정부 서비스를 100% 디지털로 처리하겠다는 목표다.

싱가포르는 앞서 21세 이상 모든 시민권자에게 소득 수준에 따라 3단계로 나눠 1회성 현금 지원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재난 소득 지급 대상도 소득을 기준으로 책정했다. 임금, 무역수입, 임대료·사용료 소득을 포함한 과세대상 소득과 부동사산 소유 여부를 근거로 3단계로 나눠 재난소득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연소득 기준 0~2만8000싱가포르달러(2410만원)는 900싱가포르달러(77만원), 2만8001~10만싱가포르달러(8611만원)는 600싱가포르달러(51만원), 10만싱가포르달러 이상이거나 한 채 이상의 부동산 소유자는 300싱가포르달러(26만원)씩이다. 20세 이하 자녀를 둔 가구는 300싱가포르달러, 50세 이상 노령층에겐 100싱가포르달러의 현금 보조가 각각 추가된다.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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