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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중 "이찬원, 몸치 라이벌…'남자다잉' 무대 후 마음 내려놨다"
입력 2020-04-03 09:56  | 수정 2020-04-03 10:03
'미스터트롯' 김호중 / 사진=MBN

'미스터트롯' 김호중이 성악에 이어 트로트까지 접수했습니다. 목소리만으로 공간을 꽉 채우는 폭발적인 성량과 깊은 울림이 담긴 보이스로 '트바로티(트로트+파바로티)'라는 수식어까지 얻은 것은 물론 최종 4위라는 뜻깊은 결과도 이뤘습니다.

김호중은 인기리에 종영한 TV조선 예능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터트롯'(이하 '미스터트롯')에서 흔들림 없는 푹신한 매력을 발산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에도 무사히 안착했습니다. 특히 친근하고 선한 인상과 서글서글한 매력은 그의 뛰어난 능력과 결합하며 큰 시너지를 냈습니다.

그 결과 진선미는 아니어도 타 장르 도전자였던 김호중은 TOP 7에 등극하는 놀라운 기록을 세우며, 트로트 가수로서 대중들에게 큰 인정을 받게 됐습니다. 최근에는 생각을보여주는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까지 체결한 그는 본격적으로 성악과 트로트가 협업 된 환상적인 '트바로티'의 매력을 더 널리 알릴 전망입니다.

다음은 김호중 일문일답.


Q. '미스터트롯'이 끝마친 소감이 어떤가.

A. 김호중: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종착지에 잘 내린 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음악을 시작한 뒤로부터 한 번도 무대에 만족한 적이 없습니다. 성악을 했을 때도 그렇고, '미스터트롯' 나왔을 때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습니다. 무대에 아쉬움이나 후회가 없는, 만족하는 무대는 찾기 힘들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Q. 타 장르 부임에도 TOP 7에 오르고 4위를 한 건 의미 있고 좋은 결과였습니다. 다만 김호중은 예선에서 진이었고, 진선미에 닿기까지는 한 계단 차이였습니다. 진선미에 들지 못해 아쉽지는 않은가.

A. 김호중: 진성의 '태클을 걸지마'로 예선 진이 됐습니다. 그때는 이 왕관을 지키고, 사수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그때 장민호도 타장르부에서 가져간 진을 우리 현역 A조가 꼭 뺏어오겠다”라고 말해 경쟁 구도도 형성됐습니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더 지켜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매 라운드를 펼칠 때마다 점점 이 생각이 없어졌습니다. 오히려 이 무대를 하고 있다는 게 되게 재밌다는 생각이 들더라. 무대에서 한 번도 불러보지 않았던 '짝사랑' '무정부르스' 등의 곡들을 부르니까 너무 즐거웠습니다. 물론 주위에서 사람인데 어떻게 진선미 욕심이 안 나겠냐”라고 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물론 초반에는 진선미가 되겠다는 꿈을 꾼 건 맞습니다. 그런데 매 라운드 미션을 수행하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 때는 공식 팬카페도 많이 갔습니다. 팬분들이 편지도 써주시고 노래 추천도 해주시더라. '오늘의 명언' '하루 한 줄' 이런 걸 좋아하는 편인데 그런 것도 많이 올려주더라. 이렇게 많은 분이 나를 좋아해서 팬카페에 가입해줬으니, 나는 더 진솔한 노래를 해야겠다 싶었습니다. 있는 그대로를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또 '트로피가 뭐가 중요하겠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많은 분이 마음속 트로피를 쥐여 주는데 말입니다. 무엇보다 모든 출연자가 노래를 잘하지만, TOP 7만 봐도 각자 노래 색깔이 다르지 않냐. 각자의 개성이 다른 건데 '누가 잘했다'를 얘기하기는 힘든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미스터트롯' 김호중 / 사진=MBN

Q. 성악에서 트로트로 전향하게 된 과정은 어떻게 될까.

A. 김호중: 긴 시간을 고민했습니다. 고등학생 때 SBS 예능프로그램 '스타킹'을 나간 적이 있습니다. 이후 독일에서 내게 공부를 시켜주고 싶다는 분이 계셨고, 연락이 와서 유학을 하게 됐습니다. 어릴 때부터 도전하고 모험하는 걸 좋아했습니다. 좋아하는 성악가 대가들이 이탈리아 출신들이 많아 이탈리아로도 유학을 짧게 다녀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스승님과 제자들끼리 편히 식사하는 자리가 생겼습니다. 거기서 스승님이 호중이 넌 앞으로 어떻게 하는 가수가 되고 싶니”라고 물으셨습니다. 나는 성악에서 오페라 극장에서 공연하는 가수, 일디보처럼 콘서트를 하는 가수로 나뉜다 생각했습니다. 가수 김범수를 좋아했다가 파바로티 노래를 듣고 성악을 하려고 마음먹었기에 내 선택은 후자였습니다. 선생님께서 넌 그래도 되겠다”라고 해주셨습니다. 이후 한국에 와서 발라드 식으로, 래퍼들과 함께하는 등의 시도도 많이 했습니다. 매년 12월 31일마다 '내년에는 어떤 음악을 해야 할까'라고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그러던 중 TV조선 예능프로그램 '미스트롯'을 봤는데 공감 가는 분들이 많더라. 개그우먼 김나희, 안소미, 정미애를 보고 '나도 저런 무대가 있으면 꼭 한번 나가고 싶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마침 남자 편을 모집한다길래 바로 참가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했습니다. 내가 거의 10번 안팎으로 신청했을 정도였습니다.

Q. 성악과 트로트가 다른 부분이 있어서 애로사항도 존재할 것 같습니다. 힘든 점은 없나.

A. 김호중: 처음엔 대중가요 창법으로 부르다가 성악을 하려니 목소리가 안 나오더라. 유학을 다녀온 뒤 한국에 왔을 때는 10년을 넘게 성악을 하다 갑자기 트로트 발성을 하니 목이 너무 아프더라. 그런 시간 속에서 성악과 가요하고 정말 다른 창법인 것을 느꼈습니다. '미스터트롯'의 회차가 거듭될수록 팀원들, 출연진들을 보면서 나도 나 나름의 길을 찾았고, 지금은 그런 애로사항이 거의 사라졌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또 하나에 저만의 길을 찾은 것 같아 좋습니다.

Q. 성악이라는 무기를 가진 김호중의 '천상재회' 무대는 폭발적인 성량이 많이 돋보였습니다. 다만 이 무대에 대해 긴장한 것 같다. 불안했다”는 마스터들의 평가와 안정적이고 좋았다”라는 대중들의 평가가 상반됐었는데,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나.

A. 김호중: 이번 경연에서 '천상재회'를 제외하고 모두 처음 불러보는 곡이었습니다. '천상재회'는 오케스트라가 협업도 하고 공연할 때도 자주 부른 곡이었습니다. 이 곡은 저한테 사연이 있는 곡입니다. 늘 부를 때 제가 가지고 있는 사연도 있겠지만, '천상재회'를 듣는 관객들도 각자만의 사연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노래만큼은 '노래를 하지 말고 말을 하자. 이 가사를 더 이해하기 쉽게 전해드리자'라고 마음먹고 불렀습니다. 그런 이유로 어느 정도의 긴장과 떨림은 있었지만 저는 만족합니다. 내 목소리로 부르고 컨트롤하는 거니까 말입니다. 점수에는 후회 없는데, 점수와 결과가 직결돼서 고재근에게는 미안했습니다. 당시 우리 패밀리가 떴다 팀이 사랑과 정열 팀과 함께 공동 1등이었습니다. 팀원들은 다들 나한테 편하게 하고 오라고 했습니다. 막내 정동원도 편하게 하고 오라더라. 그래도 혼신을 다해 불렀고, 메시지를 드리려고 노력을 더 한 무대지 덜한 무대는 아니었습니다.

Q. 인스타그램에서 기분 좋은 변화들도 생겼다”라고 언급하며 일상이 많이 행복해졌다고 하더라. 한편으로는 그 인기에 대한 무게감도 생겼을 것 같습니다.

A. 김호중: 처음엔 그냥 다 좋았습니다. 무대 위에 서는 사람들은 대중들의 사랑이 있어야 빛이 난다는 말을 많이 들었고 느끼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정말 많은 분에게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부담까지는 아니어도 '내가 조심해야겠다'라는 건 느꼈습니다. 사소한 거로 말씀드린다면 사람이 없는 식당을 되도록 가려고 하는데, 요즘 어느 식당에 가도 많은 분이 식사하시다 사진을 요청하셨습니다. 그럼 주위를 살펴보면 가만히 앉아서 무슨 일인가 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런 것을 보면서 나로 인해 뜻하지 않은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있겠다는 것을 몸소 느꼈습니다. 날 좋아하는 분들도 있지만, 그런 상황이 좀 달갑지 않은 분들도 있다는 것을 압니다.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니 욕심으로 변할 수 있을 거란 생각도 했습니다. 욕심을 안 갖고 바른길을 갈 수 있도록 해주시는 팬분들도 계십니다. 그럴수록 솔직한 음악을 해보지 싶습니다. '미스터트롯' 전부터 고민했던 부분에 대해 지금 돌이켜 보니까 잘 왔고 옳게 왔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노력에 대해) 보상받은 느낌이었습니다.

Q. 김호중의 팬 사랑은 최고라고 느껴집니다. 또한 김호중의 팬들이 김호중을 향한 사랑도 엄청납니다. 이와 관련해 '김호중 고마워' '김호중 사랑해' '김호중 다시 한번만' 등의 실시간 검색어를 본 적이 있냐. 실시간검색에 뜬다는 것은 정말 팬들이 김호중을 뜨겁게 응원하고 사랑한다는 거라 느낍니다.

A. 김호중: 봤습니다. 작가님들이 보내주기도 했습니다. 자랑을 조금 하자면, TV조선 사옥 전광판에 저만 광고가 나온 적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나를 포함해 '미스터트롯' 출연진들의 지하철역 광고, 전광판 광고가 많이 나오더라. 그때마다 되게 '팬분들의 사랑은 끝도 없구나'를 느낍니다. 그럴수록 노래로 보답해야겠다고 느낍니다. 우리 동네로 비유하면 경상도 사람이 서울 와서 출세했구나 싶습니다.

Q. '미스터트롯'의 특별 편성 프로그램 '미스터트롯의 맛'에서 김호중이 최종 최고의 몸치로 뽑혀 화제였습니다. 본인도 결과에 승복하는 부분인가.

A. 김호중: TOP 7로만 얘기하자면 솔직히 이찬원과 '막하막하'였습니다. 막상막하가 아니라요. 우리한테는 '잘한다'가 없었습니다. 장민호, 영탁과 임영웅은 '댄싱퀸'에서, 김희재는 애초에 다른 클래스였습니다. 정동원도 춤추는걸 보면 기가 막힙니다. 그래서 나의 유일한 라이벌을 이찬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찬원이 나태주와 '남자다잉' 무대를 한 것을 보고 난 뒤에는 마음을 내려놨습니다. '내가 저 안무를 한다면 못하지 않았을까?' 싶더라고요. 그냥 내가 한 학기 늦게 다닌 학생이라고 생각합니다.

Q. 김호중에게 '미스터트롯'이란.

A. 김호중: 큰 도전. 살면서 이런 일은 처음입니다. 마음 하나 먹어서 도전하게 됐습니다. 굉장히 큰 도전이었습니다. 이 도전을 하면서 나하고 비슷한 환경에 자랐던 자신감이 없던 친구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이들도 나와 같은 도전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래서 나와 비슷한 처지였던 친구들이 나로 인해 희망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이 사람도 하는데 내가 못하겠냐'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달까.

내가 어릴 때 돈이 없어서 음악을 못하고 있을 때 은사님이 나를 받아주고, 돈이 없으면 음악을 못 할 줄 알았던 생각까지 바꿔줬습니다. 선생님을 믿고 오다 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예전 그때 그 마음이 아직까지 변하지 않았습니다. 예전 인터뷰에서도 '훗날 선생님 같은 위치에 있게 된다면 힘들다는 친구에게 사탕 하나만 받아도 레슨을 해주겠다'라고 한 적 있습니다. 그 마음은 여전합니다. 나는 말 한마디로 사람 인생이 바뀔 수 있다고 믿습니다. 나도 선생님의 말 한마디로 인생이 바뀌었으니까요. 그래서 자신감을 갖지 못하는 친구들이 내가 '미스터트롯'에서 도전했던 모습들을 통해 용기를 얻고 희망을 얻으면 좋겠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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