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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마저 봉쇄…겁 없는 ‘영건’ 이민호-김윤식의 정면승부
입력 2020-04-02 21:00  | 수정 2020-04-03 05:21
LG트윈스 신인 투수 김윤식이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청백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서울(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LG트윈스 주장 김현수(32)는 2일 청백전에서 꽁꽁 묶였다. 고졸 신인 투수 듀오 이민호(19)와 김윤식(20)의 봉쇄 주문이 강력했다.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시즌을 준비하는 LG 1군에 2020년 입단한 투수는 이민호와 김윤식, 2명뿐이다. 휘문고 출신 이민호는 1차 지명을 받았으며, 진흥고를 졸업한 김윤식은 2차 1라운드 3순위 지명으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계약금은 이민호가 3억 원, 김윤식이 2억 원으로 두 영건에게 거는 기대치를 엿볼 수 있다.
김윤식은 트윈스팀(검은색 상의) 선발투수(3이닝)로 나갔으며, 이민호가 4회(2이닝)부터 바통을 받았다.
같은 날 등판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3월 22일과 26일 청백전에 나란히 마운드에 올랐으나 희비가 엇갈렸다. 김윤식이 무실점 역투를 펼친 반면, 이민호는 2점씩을 헌납했다.
경험이 쌓이면서 배우는 중이다. 점점 좋아지고 있다. 김윤식은 청백전 첫 선발 등판에서 3이닝을 4피안타 2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막았다. 매 이닝 선두타자를 내보내며 실점 위기에 몰렸으나 ‘맷집이 강했다. 그의 청백전 평균자책점은 1.13에 불과하다.
이민호도 2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세 번째 청백전 만에 첫 무실점 투구였다. 트윈스팀은 두 신인 투수의 활약에 힘입어 LG팀(흰색 상의)을 4-1로 이겼다.
이날 6이닝 경기에서 김현수는 1회 1사 2루(유격수 땅볼)-3회 무사 2루(유격수 직선타)-5회 1사 1루(병살타) 등 세 차례 타석에 섰으나 안타를 치지 못했다. 패기 넘치는 두 신인 투수의 공에 밀렸다.
류중일(57) 감독은 (프로야구 정규시즌 개막이 늦어지면서) 김윤식을 한 번 선발투수로 기용했다. (선발투수 경쟁 후보 같은) 큰 의미는 없다”라며 경험 차원의 선발 등판이었다고 설명했다.
물론, 흠을 잡을 데 없는 ‘퍼펙트 피칭은 아니다. 김윤식은 생각보다 내용이 안 좋았다. 매 이닝 선두타자를 내보낸 데다 볼카운트 싸움에서 밀렸다. 첫 선발 등판이어서 너무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잘 안 된 것 같다. 너무 힘이 들어갔다. 좋은 경험이었다”라고 아쉬워했다.
LG트윈스 신인 투수 이민호가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청백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서울(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그렇지만 조금씩 눈도장을 찍고 있다. 류 감독은 청백전은 아무래도 집중력이 떨어진다. (김윤식을 4월 21일부터 예정된) 타 구단과 연습경기에 내보내서 좀 봐야 할 것 같다”라며 관심을 보였다.
이민호도 호평을 받았다. 류 감독은 지난 투구보다 훨씬 좋아졌다. 특히 아웃코스로 속구를 잘 던지는 게 좋았다”라고 칭찬했다.
이민호는 4회 2사에서 박재욱을 상대로 아웃코스 146km 속구로 루킹 삼진을 잡았다. 경기의 최고 장면이었다. 자체 중계의 해설위원을 맡았던 차명석(51) LG 단장도 기가 막힌 공이다”라며 찬사를 보냈다. 이날 이민호의 최고 구속은 149km였다.
겁 없는 신인들이다. ‘싸움닭 기질도 갖추고 있다. TV로만 봤던 선배 타자들을 상대로 공격적인 투구를 펼쳤다. 승부욕도 강하다. 자신감만큼은 선배들에 뒤지지 않는다. 이민호와 김윤식은 피하지 않고 싸우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포수 유강남(28)은 후배들은 마인드가 다른 것 같다. 자기 공에 대한 자신감이 커서 주눅 드는 모습이 전혀 없다”라고 귀띔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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