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서울 아파트값 10개월만에 꺾였다
입력 2020-04-02 17:54  | 수정 2020-04-02 19:46
◆ 서울 아파트값 하락 전환 ◆
서울 아파트값이 지난 10개월간의 상승을 끝내고 하락세로 전환됐다.
지난해 12·16 대책 이후 규제를 피하려는 유동성이 몰려 '풍선효과'를 보였던 '수용성(수원·용인·성남)' 등 경기 일부 지역도 상승폭이 급감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본격적으로 부동산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일부에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4~5년간 지속됐던 장기 하락 사이클과 흡사한 점을 들어 우려를 표하고 있다.
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3월 30일 기준)은 -0.02%를 기록했다. 작년 6월 마지막주 보합(0%)을 기록하며 하락 분위기를 탈출한 후 41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서울의 경우 강남권에 이어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강북권 주요 지역 아파트값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1월부터 상승에서 하락으로 전환했던 강남3구(서초·강남·송파)는 하락폭이 커졌고, 강동구도 0.01% 떨어졌다. 마포는 -0.02%, 용산과 성동은 각각 -0.01%로 역시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종로·중구·광진·성북 등을 포함해 하락 추세가 서울 전역으로 퍼지는 양상이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는 이유는 △세계 경제 침체 우려 △정부의 강한 규제 △가격 급등 피로감 등이 맞물리고 있기 때문이다. 12·16 대책은 부동산 시장으로 들어오던 '돈줄'을 묶었고, 시세 9억원 초과 주택을 중심으로 올해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반영률)을 대폭 올리면서 보유세 부담도 커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 경제가 출렁이자 집값 하락을 예고하는 전문가도 늘어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국 부동산 시장과 실제 비슷한 측면이 많이 눈에 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금융위기가 주택 시장으로 전이된 기간을 보면 통상 6개월 걸렸고, 6개월 뒤 부동산 시장 하락세가 데이터로 많이 확인될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이 12년 전과 똑같다고 단언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우선 가장 중요한 금리가 한국은행 기준금리 기준으로 0.75%에 불과해 금융위기 당시(5.25%)보다 훨씬 낮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이 50.22%(3월 기준)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34.97%)보다 높아 집값이 더 떨어지지 않도록 떠받치고 있는 양상이다.
[손동우 기자 / 이축복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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