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외국 크루즈선 두 달만에 부산항 입항 허용
입력 2020-04-02 14:47 
퀀텀 오브 더 시즈호

외국 크루즈 선박이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두 달만에 처음으로 부산항에 들어온다.
2일 부산항만공사(BPA)는 부산항 입항을 요청한 크루즈선 '퀀텀오브더시즈호'(16만8666t)에 대해 급유 및 선용품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승무원들의 하선은 일체 불허하고, 급유와 승무원들이 선상생활에 필요한 물품 공급에 있어서도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해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현재 이 크루즈선에 승객은 한 명도 없고 1413명의 승무원만 타고 있다. 이번 조치는 해양수산부, 부산시, 국립부산검역소 등의 기관들이 과거 기항지와 선박 내 상황 등 관련 사항을 면밀히 검토한 후 결정한 것이라고 부산항만공사 측은 밝혔다.
'퀀텀오브더시즈호'는 3일 오전 6시께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에 접안해 관련 물품을 공급받고 이날 저녁 늦게 출항할 예정이다. 이 선박은 지난달 22일 싱가포르항에서 선용품을 공급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항만공사는 '퀀텀오브더시즈호'가 입항이 허용됐지만 부산항 진입 전 코로나19 유증상자가 발생하면 바로 입항을 거부할 예정이며, 입항 후에도 선원의 건강상태를 검역당국에 제출하도록 했다. 부산항만공사는 크루즈선의 부산항 입항기간 중에는 부산해양수산청, 부산시·검역당국 등 관계기관과의 비상대응체계를 강화해 비상상황이 발생할 경우 바로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퀀텀 오브 더 시즈호
미국 로얄캐러비안사가 운항하는 크루즈선인 퀀텀오브더시즈호는 바하마 선적이며,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로 확산된 지난달 중순부터 운항을 중단했다. 이 선박은 부산항에서 급유와 선용품을 공급받은 뒤 중국으로 이동해 인근 공해상에 배를 띄우고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초대형 선박이 항구에 들어가면 하루 수천만원의 입항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편 부산항 입항을 함께 요청한 이탈리아 선박 '네오르만티카호'(5만7000t급)는 선박의 운항 항로와 선용품 잔여여건 등을 감안해 입항을 하지 않기로 선사에서 결정했다. 네오로만티카호는 부산에 오기 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항에 승무원 교대와 선용품 공급을 위해 입항하겠다고 요청했다가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거부당했다.
정부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지난 2월 10일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크루즈 입항을 금지하되 승객과 선원들이 하선하지 않는 급유·선용품 공급 목적의 입항에 대해서만 허용한다는 결정을 한 바 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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