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 의료용 보호장비 동났다…펜스 “美, 이탈리아와 비슷”
입력 2020-04-02 09:49  | 수정 2020-04-02 10:05
1일 백악관에서 코로나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미국내 코로나19로 인한 감염자가 1일(현지시간) 21만명을 넘고 사망자는 4600명에 달한 가운데 연방정부가 보유 중인 의료용 보호장비 재고가 거의 소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디트로이트 뉴올리언스 등 주요 '핫스팟'에서 감염자가 폭증하는 가운데 의료진의 안전 염려도 더욱 커지게 됐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이날 국토안보부 관계자 등을 인용해 연방정부가 보유 중인 마스크, 가운, 장갑 등 의료진 보호장비 재고가 거의 떨어진 상태라고 보도했다.
연방재난관리청(FEMA)는 현재까지 주정부들에게 N95 마스크 1160만장, 안면보호구 520만개, 의료용 장갑 2200만장, 인공호흡기 7140개 등을 공급했다.

공급 부족 문제가 심각한 인공호흡기의 경우 불량제품까지 발견되면서 병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최근 공급받은 인공호흡기 가운데 약 170개가 고장난 상태였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UCLA 병원 간호사들은 마스크와 가운 등 장비 부족 사태를 해결하라며 촛불집회까지 가졌다. 이들은 "동료 간호사들이 죽어가고 있다"며 "연방정부는 의료진 보호를 위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 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인공호흡기 1만개를 연방정부가 보유하고 있다고 반복적으로 확언했지만 재고량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있다"고 전했다.
의료진 보호장비 부족 사태에 따라 미국은 다른 나라에 손을 벌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약속했던 보호물자는 이날 뉴욕 존 F. 케네디 공항에 군용기 편으로 도착했다. 마스크와 인공호흡기 등 60톤 분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내 사망자가 최대 24만명이 될 것이란 공식 예측이 전날 백악관에서 발표된 뒤 불안감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그동안 경제 영향을 우려해 '스테이 앳 홈' 정책에 소극적이던 플로리다주와 네바다주 등이 이날 추가로 자택대피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브리핑에서 전국적인 자택 대피를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문제가 크지 않은 주도 있다"며 "우리는 약간의 유연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날 CNN과 인터뷰에서 백악관이 발표했던 사망자 예측 모델을 설명하면서 "팬데믹 충격에서 이탈리아가 미국에 가장 비견할 만 하다"고 말했다. 미국이 전세계에서 지금까지 치명률이 가장 높은 이탈리아의 경로를 따라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한 발언이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