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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 철회한 티씨엠생명과학, 넥스트BT와 합병하나
입력 2020-04-02 08:28 
박영철 바이오리더스 그룹 회장

코스닥 이전상장을 철회한 코넥스 상장사 티씨엠생명과학(TCM생명과학)이 넥스트BT와의 합병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 상장에 따른 기업 가치 저평가 우려 해소는 물론 바이오리더스와 넥스트BT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개편에도 효과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넥스트BT는 티씨엠생명과학 지분 양수도 계약을 통한 인수합병(M&A)안을 검토 중이다. 이 일환으로 전일 티씨엠생명과학의 최대 주주이자 바이오리더스그룹 대표인 박영철 회장은 보유 주식 전량(72만 6836주)을 넥스트BT에 주식 양도했다. 취득 규모만 159억원이다. 이에 따라 넥스트BT는 박 회장이 보유했던 티씨엠생명과학의 지분 22.25%를 그대로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당초 티씨엠생명과학은 지난해 8월 상장 예비심사 청구 후 같은 해 11월 상장하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예비심사 최종 승인을 앞두고 상장 시기를 올해로 미루기로 결정했다. 최근 증시 변동성 확대에 따른 기업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저평가 우려가 발목을 잡았다. 주력 제품인 체외진단 의료기기 매출 지속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걸림돌이 됐다.
시장에서는 상장 카드를 포기한 티씨엠생명과학이 넥스트BT와 합병 후 우회상장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이미 티씨엠생명과학은 지난 2월 코스닥 이전상장을 철회하면서 이 같은 주장에 힘이 실린다.

여기에 티씨엠생명과학의 복잡한 지배구조도 상장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회사는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 심사 과정에서 지배구조 단순화를 권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티씨엠생명과학은 지난 2009년 박 회장이 설립한 회사다. 박 회장은 티씨엠생명과학을 먼저 설립한 후 지난 2017년 바이오리더스를 인수했다. 이듬해에는 바이오리더스를 통해 넥스트BT를 사들이며 현재의 바이오리더스그룹을 구성했다. 바이오리더스는 넥스트BT 지분 39.5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전일 넥스트BT가 티씨엠생명과학을 인수한 것도 지배구조 개선 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박 회장이 티씨엠생명과학을 간접 지배하던 형태에서 넥스트BT를 통해 바이오리더스 중심의 직접 지배구조로 전환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그룹사 지배력 강화를 위해 향후 박 회장은 바이오리더스의 지분도 추가로 늘려 나갈 계획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바이오리더스를 중심으로 지주회사 체제를 갖춰 넥스트BT와 티씨엠생명과학으로 이어지는 기존의 간접 지배 구조에서 박 회장의 기업 지배력을 강화하는 경영 방식으로 재편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티씨엠생명과학 측은 넥스트BT와의 합병 후 우회상장에 대해 아직까지 결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신동진 티씨엠생명과학 대표는 "코스닥 상장 추진을 위해 여러가지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합병으로 방향을 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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