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온라인수업, 학생 자발성·주도성 높을 때 효과적"
입력 2020-04-02 08:15  | 수정 2020-04-09 09:05

온라인 개학 결정에 '효과 있는 온라인수업 방안'을 찾고자 교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초중고에서 일정 기간 모든 수업을 원격으로만 진행하는 방안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전례를 찾기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 경험이 많은 교사들도 어떤 방식의 원격수업이 효과적인지 딱 부러지게 답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오늘(2일) 교육계에 따르면 온라인 개학 후 학생들이 받게 될 원격수업은 '실시간 쌍방향 수업'과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 '과제 중심 수업' 등 크게 3종류입니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은 교사와 학생이 일종의 화상회의를 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고 콘텐츠 활용 수업은 학생들이 미리 제작된 영상·학습콘텐츠를 보고 교사에게 피드백 받는 방식입니다. 과제수업은 교사가 독후감 등 과제를 내주면 학생이 이를 수행해 제출하는 방식입니다.


교사와 학생들이 그나마 많이 경험해본 원격수업 방식은 '콘텐츠 활용'입니다.

대표적인 콘텐츠 활용 온라인수업이 사교육업체의 대학수학능력시험 대비 인터넷 강의인데 요새 이를 안 듣는 수험생을 찾기 어렵습니다.

공교육에도 2012년 하반기부터 학교마다 학년별 집중이수 과목이 달라 일부 과목을 수강하지 못한 전·편입 학생과 수요가 적어 단위학교에서는 개설하기 어려운 '희소과목'을 수강하길 원하는 학생을 위해 온라인수업이 도입됐습니다.

온라인수업을 활용하는 학교는 2013년 1학기 191개교에서 2018년 1학기 1천306개 중·고등학교로 증가해왔습니다. 온라인수업 신청 학생도 같은 기간 708명에서 8천942명으로 늘었습니다.

이번 온라인 개학 때도 콘텐츠 활용 수업이 가장 많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교육개발원 이쌍철·김정아 연구위원이 2018년 교육행정학연구에 발표한 '학생의 온라인수업 만족에 영향을 주는 요인 분석' 논문을 보면 어떨 때 온라인수업이 효과 있는지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해당 논문은 2017년 희소과목 수강 등을 이유로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운영하는 콘텐츠 활용 온라인수업을 들은 중고생 2천583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입니다.

조사 결과 자발적으로 온라인수업을 들은 학생의 만족도가 3.97점으로 교사나 부모, 친구의 권유로 수강한 학생(3.40점)보다 높았습니다.

또 온라인수업을 정기적으로 들었다는 학생의 만족도(3.89점)가 '보통이다'(3.77점)라거나 '정기적으로 듣지 않았다'(3.29점)고 답한 학생보다 높게 나왔습니다.

중학생(3.49점)과 고등학생(3.76점) 가운데는 고등학생이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연구진은 "온라인수업 수강 목적과 방법에 '학생의 자발성'이 높고 학생이 '학습에 대한 주도성'과 자기조절능력을 갖춘 경우 온라인수업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수강생의 질문에 답해주고 학습 결과에 피드백해주는 교사의 활동도 온라인수업 만족도를 높인다고 연구진은 밝혔습니다.

온라인수업 시 교사는 학생이 핵심 개념·원리를 습득할 수 있도록 학습을 촉진하는 역할, 학생 간 상호작용을 돕는 역할, 학습일정·과정을 조정·관리하는 역할 등에 더해 학생이 온라인수업 시스템과 프로그램을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까지 합니다.

연구진은 "교사가 다양한 역할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쌍철 위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온라인개학은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상황이라 조금씩 부족할 수밖에 없다"면서 "원격교육 시 교사와 학생 간 물리적 거리 탓에 발생하는 소통 문제를 잘 해결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위원은 "학생들을 조금씩 나눠 등교 시켜 (온라인수업으로 발생한) 소통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면서 "수업을 100%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외국의 학교들의 경우 하루 날을 정해 학생들을 등교시킨 뒤 과학실험 수업이나 진로 탐색 수업을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