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쳇바퀴 같은 일상…그래도 웃으며 개막을 기다리는 김현수·유강남
입력 2020-04-02 06:35  | 수정 2020-04-02 07:20
자체 청백전에서 수비를 마치고 웃으며 들어오는 LG 캡틴 김현수. 사진=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안준철 기자
반나절도 안되는 훈련 시간이었지만 LG트윈스 선수들의 훈련 분위기는 활기찼다. 1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시작된 LG 훈련은 2시간 만에 끝났다. 짧은 훈련 시간이지만, 그라운드에서는 큰 목소리가 나왔다.
물론 현실이 밝지만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프로야구 개막은 기약이 없어진 지 오래다.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각자 훈련하고 있다. 다른 팀과의 연습경기도 꿈꿀 수 없다. 언제 개막할 지는 모르지만 구단 자체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불과 1주일 전만 해도 4월7일부터 다른 팀끼리 연습경기가 열릴 가능성이 높았다. 4월20일 이후에는 개막이 가시권에 들어오는 듯 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진정 국면은 쉬 열리지 않았다. 오히려 세계적으로 코로나19는 확산되고 있다.
결국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달 31일 실행위원회를 열어 팀 간 연습경기를 21일로 연기했다. 선수들로서는 힘 빠지는 소식이다. 또 다시 자체 청백전이 반복된다.
이런 상황에서 LG훈련 분위기에서 선수들의 기합 소리는 더욱 크게 들렸다. 캡틴 김현수(32) 또한 큰 목소리를 내는 주인공 중 한 명이었다. 특히 김현수의 티 배팅 장면은 독특했다. 있는 힘껏 풀스윙으로 타격했다. 타구는 멀리 멀리 뻗어 담장 밖으로 넘어갔다. 김현수와 경쟁하듯 다른 선수들도 힘껏 스윙했다. 몇몇 타자들은 반대 타석에서 타격을 했다. 좌타자인 박용택과 김현수가 우타석에 타격하는 식이다.
지루한 훈련에서 찾은 재미로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김현수는 훈련의 일부분이다”라고 말했다. 반대 타격은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해 다른 팀 타자들도 하는 훈련 중 하나다.
개막이 또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김현수는 의젓하게 말했다. 그는 개막 일정이 나오면 거기에 맞춰 준비하면 될 것이다. 중요한 건 연습경기 시작이나, 개막이 아니다. 세계가 코로나19로 따분한 일상을 보내고 있고, 모두가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건강을 찾을 때 개막을 해도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기와의 싸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선수들 각자 자율 훈련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김현수는 시간이 많이 남으니, 각자 콘셉트를 정해서 훈련을 하면 어떨까 싶다. 나는 러닝이 컨셉이다. 많이 뛰고 있고, 많이 뛰려 한다. 부상 이후 뛰는 범위가 덜해진 것 같다. 더 잘 뛰고 싶다”고 말했다.
훈련을 하며 환하게 웃은 유강남. 사진=천정환 기자
안방마님 유강남도 밝게 훈련을 주도하는 선수 중 하나다. 물론 유강남도 자체 청백전보다는 타팀과의 연습경기에 갈증을 나타냈다. 유강남은 청백전과 훈련을 반복하면 긴장감이나 집중력이 떨어 질 수 있다”면서도 어쩔 수 없다. 뒤로 미뤄졌으니, 날짜가 나오면 거기에 맞춰서 몸을 만들어야 한다”고 덤덤히 말했다.
그래도 올 겨울 부쩍 늘어난 LG 마운드의 새 얼굴들이 유강남의 비타민과 같은 존재다. 2020년 1차 지명 신인인 이민호, 2차 1라운더인 김윤식, 6년차 선수이지만 무명이었던 이상규가 그 주인공들이다. 유강남은 포수로 투수 공을 많이 받았지만, 기대가 많이 된다. 요즘 친구들은 자신감이 넘친다”고 흐뭇하게 웃었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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