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4·15 핫스팟/서울 노원을] 우원식 vs 이동섭…`한솥밥` 먹던 그들의 싸움
입력 2020-04-02 06:01  | 수정 2020-04-02 07:46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좌)과 이동섭 미래통합당 후보(우). [사진 출처 = 우원식 SNS·이동섭 SNS]

'애증후박(愛憎厚薄)'이란 사자성어가 있다. '사랑과 미움', '후함과 박함'이 공존함을 나타내는 말이다. 이는 4·15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때 서울 노원을 지역구에 출마하는 여야의 두 후보의 상황을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다. 노원을에 출마하는 여야의 인물은 현역 '더불어민주당 소속 우원식 의원'과 도전자 '미래통합당 소속 이동섭 후보'다.
노원을에서 격돌하는 두 후보는 과거 한솥밥을 먹던 사이다. 민주당 공천을 확정한 우 후보는 제17대·제19대·제20대 총선을 통해 3선 중진인사로 거듭났고, 우 후보에 맞서는 이 후보는 지난 2004년부터 2014년까지 노원을 옆 지역구인 노원병에서 민주당 지역위원장을 지냈다. 이 후보는 2013년 노원병 재보궐선거 때 안철수 현 국민의당 대표를 도우며 인연을 맺었고, 안 대표를 따라 국민의당으로 갔다. 이후 이 후보는 국민의당 해체 및 통합 과정을 거치며 제1야당인 통합당의 일원이 됐다. 두 후보 모두 '오늘의 적'이 된 '어제의 동지'를 상대하게 된 것이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권자와 악수를 나누는 모습이다. [사진 출처 = 우원식 SNS]
그동안 노원을 선거 역사를 살펴보면 우 후보가 이 후보보다 유리한 위치에 섰다. 우 후보가 3선을 지낸 제17대·제19대·제20대 총선을 제외하고도, 제14대·제15대·제16대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민주당의 상임고문인 '임채정 의원'을 선택했다. 이 지역은 이른바 '여권요새'인 셈이다. '인물론'에서도 우 후보가 우위를 점했다. 우 후보는 이 지역에서 3선을 역임한 중진인사다. 또 집권당 최고위원과 원내대표, 을지로위원장 등을 통해 전국적인 인지도와 지역관리를 탄탄히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욱이 우 후보가 원내대표를 지낸 시점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시기다. 따라서 그에게는 '현 정권 초대 여당 원내대표'라는 말이 따른다.
1일 오전 중계역 인근에서 만난 이 모씨(32)는 "우 후보는 민주당 핵심인물로 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말 우리 지역에 왔는데 그때는 우 후보의 추진력이 한 몫 했다고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 후보가 민주당의 핵심인물이 아니라면 그런 일이 가능하겠나"라고 부연했다. 이씨가 말한 문 대통령의 행보는 지난 2017년 12월7일 노원구에서 열린 '노원 제로 에너지 실증 단지 오픈하우스 행사'를 말한다.
우 후보는 '4선 도전'을 위해 '서울 동북부 신경제중심지 완성'이란 구상을 꺼냈다. 이를 위해 ▲지하철 4호선·7호선 급행화 조속 추진 ▲KTX수서-의정부 연장사업 및 GTX-C 노선 연계 추진 ▲GTX-C 노선에 따른 신경제교통망 추진 등을 당 소속 노원·도봉 후보들과 연계했다
이동섭 미래통합당 후보가 유권자 스킨십에 나선 모습이다. [사진 출처 = 이동섭 SNS]
이 후보는 우 후보의 4선 도전을 저지하기 위해 '중도층 및 무당층 구애 전략'을 구사했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와 만나 "중도층과 무당층은 사실상 '내가 1표를 얻는 것이 너의 1표를 뺏어오는 2표의 효과'가 있다"며 "(역대 선거에서) 항상 중원싸움이 당락을 좌우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중도층과 무당층의 증가는 부동산 및 경제정책으로 대표되는 문재인 정권의 연이은 정책실패와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둘러싼 사태, 임미리 교수의 칼럼고발 등에서 비롯됐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노원지역 부동산 투기지역 지정 철회 추진 ▲주민희망 단지 대상 재건축 용적률 대폭 상향을 골자로 한 '재건출 패스트트랙' 입법 발의 ▲종합부동산세 및 재산세을 비롯한 보유세 대폭 감면 추진 등 굵직한 부동산 공약을 꺼내 유권자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날 오후 노원역 인근에서 만난 장 모씨(여·42)는 "우리 지역은 여당세가 강하지만 이번에는 새로운 당을 찍을까 한다"며 "이 후보도 우리 지역에서 오래 일했던 사람이고, 그가 꺼낸 부동산 관련 공약이 우리 세대에게는 큰 공감을 준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우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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